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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24) 제25화 부흥시대 134

“내가 싫어요?”

기사입력 : 2020-04-29 08:06:33

한수경의 눈이 반짝였다. 쌍꺼풀이 져서 예쁜 눈이다.

“그럼.”

“회장님과 연애했으면 좋겠다.”

한수경은 가족을 부양하느라고 몸과 마음이 지치고 외로워 보였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것 같았다.

“나는 바람둥이인데….”

이재영이 그녀의 가슴에 입술을 얹었다가 떼었다. 희고 뽀얀 가슴이 둥글게 솟아 있었다.

“내가 싫어요?”

“싫기는….”

“그럼 좋아요?”

“좋아.”

“어디가 좋아요?”

“다 좋아.”

“아이 좋아.”

한수경이 이재영을 더욱 와락 끌어안았다. 이재영은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녀의 입술이 부드러웠다.

“여기서 자고 갈 거야?”

“돌아가야죠. 시부모님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럼 일어나지.”

이재영은 한수경에게 키스를 하고 일어섰다. 한수경이 돌아앉아서 옷을 입었다.

이재영은 그녀에게 준비해 온 봉투를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회장님.”

한수경이 착잡한 표정으로 봉투를 받았다. 남자와 관계를 하고 나서 돈을 받는 것이 기분 좋지는 않을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 독창회를 열어. 내가 표를 많이 사줄 게.”

이재영은 그녀를 안아주고 옷을 입었다.

여관을 나왔을 때는 통행금지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재영은 한수경을 택시를 태워보냈다.

이튿날 이재영은 고정엽과 함께 중앙청으로 갔다. 중앙청은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나 경찰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박두영에게 연락을 해놓았기 때문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영은 고정엽과 함께 중앙청을 돌아보았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로 사용되었고, 해방 후에는 정부가 사용했다.

석조건물이라 건물 내부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유리창 깨진 곳이 많고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어떻습니까? 수리가 어렵지는 않겠지요?”

박두영이 중앙청을 모두 돌아본 뒤에 고정엽에게 물었다.

“다행히 폭격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이 부서지고 벽이 무너진 곳이 있기는 합니다만, 수리를 할 수 있습니다.”

고정엽이 대답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