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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54) 일나다, 저엉때(저엉답)

기사입력 : 2020-05-01 07:59:51


△서울 : 코로나19 때문에 개막이 연기됐던 프로야구가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개막한대. 그런데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린다더라고. 경기장에 관중들의 응원과 환호 소리가 없는 프로야구 경기는 상상이 잘 안되네.

▲경남 : 그래도 겡기로 한다 카이 좋제? 마산야구장 가모 다 모도 일나가 응원하고 한다 아이가. 우리 팀 응원한다꼬 젙에 사람들 다 일나는데 혼차 안 일나모 미안하더라꼬.

△서울 : 모도는 모두의 뜻인 건 아는데 ‘일나가’는 무슨 말이야?

▲경남 : ‘일나다’는 ‘일어나다’의 겡남말이다. 그라이 ‘일나가’는 ‘일어나서’ 뜻인 기라. ‘자리에서 일나라’ 이래 카지. 잠에서 깨어나다 뜻도 있으이 ‘인자 고마 자고 퍼떡 일나라’ 이래도 칸다. 야구장에 가모 쌔리라 카고 가암을 쌔리 지름시로 응원하는 재미도 있지마는 임석 묵는 재미도 억수로 좋다 아이가.

△서울 : 네 말처럼 경기 보며 음식 먹으면 참 맛있지. 그리고 ‘때려라’ 뜻의 ‘쌔리라’ 오랜만에 듣네. 마산에 있는 창원NC파크에서 NC다이노스 타자가 타석에 서면 관중들이 “쌔리라”라고 하더라고. 이젠 한동안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리니 관중들의 함성과 쌔리라 소리를 녹음해 스피크를 통해 내보내면 좋겠네.

▲경남 : 임석 맛이 좋은 거는 야구겡기가 저엉때 열리이 안그렇겄나. 배도 쪼매이 고프고하이 그러끼거마는. 김밥캉, 통닭, 족발 겉은 거 묵는 생각하이 춤이 넘어간다.

△서울 : 야구장에서 먹는 생각하니 나도 기분이 좋네. 그런데 ‘저엉때’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저엉때’는 ‘저녁때’를 말하는 긴데, ‘저엉답’이라꼬도 카지. 줄아가 ‘정때’라꼬도 카고. 그라고 보이 정때는 저번에 갤마준 거 겉은데?

△서울 : 맞아. 정때는 지난번에 네가 저녁을 설명하면서 가르쳐줬어. 이제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저녁때를 ‘저녁답(지녁답)’이라고 가르쳐줬던 것 같아. 어쨌든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서 야구장에서 고함을 지르며 응원도 하고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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