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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29·끝) 제25화 부흥시대 139

“우리 미래…”

기사입력 : 2020-05-08 07:56:43

미국은 국무부 차관보를 한국에 파견하여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장기간에 걸친 경제원조, 한국군에 대한 군사원조 등을 요청했다. 미국은 16일 동안이나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하여 마침내 동의를 얻었다.

7월27일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조인되었다. 라디오로 그와 같은 소식을 들은 이재영은 감동했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구나.’

가슴으로 무엇인가 뜨거운 것이 훑고 지나갔다. 전쟁이 끝나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사들이다.

사람들은 논쟁이 분분했다. 휴전이니 전쟁을 잠시 쉬는 것이고 언제든지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사람과, 말만 휴전이지 사실상 전쟁이 끝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면 북한은 절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휴전협정이 조인되자마자 한국경제원조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원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부흥이 시작되겠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세워야 했다. 이제는 부흥단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재영은 우산을 들고 터벅터벅 남산으로 올라갔다. 아들 이정식이 회사에 왔다가 따라 올라왔다.

“아버지, 날씨도 더운데 산에는 왜 올라오셨습니까?”

“오늘 휴전협정이 조인되지 않았냐? 생각할 게 참 많구나.”

“무슨 생각이요?”

“우리 미래….”

이재영은 팔각정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서울 시내는 절반 정도가 폐허로 변해 있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잿빛으로 찌푸퉁했다.

“미래요?”

“전쟁이 끝나면 부흥이 시작될 것이다. 너희 세대는 궁핍한 세대가 될 것이고…, 너희 아이들 세대는 일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너희 세대와 너희 아이들 세대가 대한민국을 부흥시키게 되겠지.”

이재영은 부흥단 교수들과 많은 논의를 했다.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냐? 앞으로도 고난 속에서 살겠지.”

“아버지, 저도 이번에 많이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죄 굶주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경제를 부흥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재영이 이런 감상을 아들에게 털어놓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정식이 이재영과 나란히 서서 중앙청 쪽을 바라보았다.

쏴아아아.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소나기가 하얗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연재소설 ‘거부의 길’이 1829회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