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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뉴노멀시대, 관광산업 패러다임 전환 필요- 김태영(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기사입력 : 2020-05-12 20:11:51
김태영 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갑작스러운 새로운 질서에 모두가 힘들지만, 위기에 강한 우리 민족은 코로나19 대응의 전 세계 모범이 되고 있고, 이제는 한국판 뉴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관광산업도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관광산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각국의 여행제한 해제 시점을 7월, 9월, 12월 세 개의 시나리오로 설정 했을 때 각각 58%, 70%, 78%의 감소를 예측했다. 만약 12월 해제된다면 관광객은 11.4억명 감소한 3.2억명, 관광수익은 1429조원 감소한 379조원 예상되는데 관광시스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국가는 코로나19가 발원한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이었고, 이어서 동북아시아 주요 관광목적지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 후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총생산에서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의 피해가 큰 상황인데 관광객 수 세계 2위인 스페인은 경제성장률이 -9.2%로 전망된다.

국내 관광산업의 피해도 심각하다. 한국 방문 외국인관광객은 3~4월에 90% 이상 감소하면서 200만명 수준에 불과하고, 현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외국인관광객 수는 500만명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 관광수익은 40조원 이상 감소가 예상되며, 항공, 여행, 면세점, MICE, 호텔업 등 관광산업 전 분야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경남도 이미 2~5월 개최예정이던 축제, 전시, 이벤트가 모두 취소되면서 전년 기준 천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줄어들 것으로 파악되며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IMF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관광의 핵심요소인 이동성을 차단하기 때문에 관광산업 전반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시정지 상태인 것이다. 각국의 입국금지와 절차 강화는 국제관광 자체를 시도조차 못하게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면산업인 관광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관광이 우리의 삶에서 매우 일상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의 멈춤은 관광산업의 경제적 타격뿐만 아니라 문화교류, 자아실현의 기회를 줄이고 현재 심리적 피로감의 탈출구를 막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태원 집단감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치료제, 백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상당기간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제한된 관광이 추진될 수밖에 없다.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관광 조건이 만들어져야 하며, 관광수용력, 사전예약제, 비대면, 방역 등이 주요 요인일 것이다. 차박캠핑, 키오스크·AI로봇·VR, 드라이브 스루, 프라이빗 공간, 랜선여행 등 언택트 관광에 대한 다양한 시도는 지속될 것이다.

또한, 관광목적지 결정시 ‘안전’이 최우선 고려요소가 되면서 청결, 안전 인증이 확대되고 소규모, 맞춤형, 가족·친구동반, 휴양지(휴양림, 섬 등), 비대면 활동(낚시, 등산, 유적지·문화유산 탐방 등) 등 청정, 로컬, 힐링관광 등이 선호될 것이다.

새로운 관광형태도 발생될 것이다. 프랑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적 비상조치로 시작된 많은 것들이 장기적으로 정착될 것임을 예측하였다. 예를 들면 이미 우리 삶에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원격근무는 업무공간을 유연하게 하면서 일상과 관광의 통합공간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여행경로의 모든 공간이 사무실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비즈니스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자연환경이 우수한 경남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미 진행형이다. 새로운 질서에 부합하는 선도적인 관광정책 전환 및 개발로 현재의 위기를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김태영(경남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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