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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원칙과 상식만 있다면- 이현근(체육팀장)

기사입력 : 2020-05-25 20:57:26
이현근 체육팀장

세상에는 상식과 비상식이 혼재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때론 비상식적인 일들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있다. 2차세계대전 때 전쟁에 참여했다가 3형제를 잃은 닐랜드라는 병사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긴 했지만 실제와 달리 대부분 각색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다. 미 정부는 4형제가 전쟁에 참여했다가 3명이 전사하고 막내 제임스 라이언 일병이 프랑스 전선에 있다는 것을 알고 특별한 작전을 지시한다. 임무는 단 한 사람, 라이언 일병을 무사히 데려오는 것이다. 8명의 군인이 목숨을 걸고 1명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얘기다. 작전에 참여하는 한 부대원이 작전 통솔자에게 1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이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 장면이 있다. 통솔자는 “라이언이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야지. 고향에서 사람들 병을 고쳐주거나 수명이 긴 전구를 만든다거나 말이야”라고 한다. 결국 8명이 투입된 작전에서 생존자는 라이언 일병을 포함해 대원 2명 등 3명밖에 없다. 한 명을 구하기 위해 6명의 병사가 희생됐다. 라이언 일병처럼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인 그들도 소중한데 한 명의 생명이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하게 되는 영화다.

영화 ‘마션(The Martian)’이 있다. 화성을 탐사하던 탐사대는 팀원 중 한 명이 모래폭풍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해 그를 두고 지구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극적으로 살아남은 그는 화성 기지에서 남은 식량 등으로 생존의 길을 택했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지구에 알리게 된다. 나사(NASA)는 그의 구출방법을 모색하고, 그는 우여곡절 끝에 옛 동료들에 의해 구조돼 지구로 귀환한다. 이 영화 역시 화성에 버려진 한 명의 우주인을 구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된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상식적이지는 않지만 국가나 공동체가 한 사람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감동을 준다.

영화 같은 얘기는 현실에서도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위안부’ 역시 현실세계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발생했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고 각종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도 일본은 여전히 범죄 인정이나, 공식사죄, 법적 배상 등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누구도 나서지 않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대를 멨다. 이런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가 개인이나 단체의 이기(利己)로 변질됐으며 기부금 사용처도 의혹을 살 만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의기억연대 구하기에 나서기도 하고, 진보와 보수, 친일과 반일의 프레임으로 엮으면서 음모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검찰수사로 의혹이 밝혀지겠지만 내 편이기 때문에 관대해서는 안 된다. 누구든 잘못된 일을 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정의기억연대가 30여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공론화시킨 공로나 취지 정신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하지만 불분명한 기부금 사용처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풀고 넘어가야 한다. 자칫 이번 사태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해결도 되지 못한 채 불구경하고 있는 일본만 좋은 일을 시켜서는 안된다. 원칙과 상식은 지켜야 한다.

이현근(체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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