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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경제 파수꾼’ 역할해온 창원상의 120돌

기사입력 : 2020-05-28 20:09:10

창원상공회의소가 창립 120돌을 맞았다. 인생으로 치면 60갑자를 두 바퀴나 돈 셈이다. 긴 세월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메가시티 창원의 당당한 경제파수꾼으로서 위상을 곧추세우게 된 데 대해 축하를 보낸다. 창원상의의 과거와 현재는 도전과 시련의 극복사였다. 마산항이 열리고 일본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마산포 객주들이 1900년 5월 결성한 ‘마산상호회’가 모태가 됐고 이후 일본인들의 구강장(舊江場) 탈취에 대응해 주민생활권을 지켜내는 등 민족경제 수호자 역할을 다했다. 긍지로 삼을 일이다. 광복은 전환점이었다. 민족상공인들로 조직을 정비했고 1954년 마산과 진해에서 법정단체 상공회의소로 새 출발, 오늘의 주춧돌을 놓으면서 지역상공인들의 열정을 보여주었다. 1973년에는 창원국가산단이 조성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멘텀이 됐다. 1980년 4월 창원상공회의소가 신설돼 마산·진해와 삼두체제가 됐고 2010년 통합시 출범과 함께 창원상공회의소로 합쳐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창원상의가 남긴 발자취는 뚜렷하다. 가장 최근엔 재료연구소를 원(院)으로 승격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7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 및 창원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있어선 산파역을 다했다. 이 외에도 경남은행 설립, 경남도청 유치, 산업기능인력 육성, 노사문화 정착, 메세나 활동 등지역경제와 지역사회 발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이러한 성과는 상공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근로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의 수고에 갈채와 감사를 보낸다.

창원상의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놓여 있다. 저성장 기조와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등 뉴노멀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있어서 돌파하기 어려운 국면이 예상된다. 설상가상 창원경제는 탈원전 정책으로 당분간 침체를 면하기가 쉽잖다. 이런 때 새 먹거리 산업을 제시하는 구심점이자 지역경제 재건을 주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창원상의에 요구된다. 120살 경륜과 지혜라면 돌파 못할 일도 아니다. 창원상의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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