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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거리쯤…” 취한 핸들이 비극 불렀다

김해 20대 음주운전 뺑소니 재구성

지난겨울 새벽 귀갓길 행인 충격

기사입력 : 2020-06-01 13:18:23

비가 와서 유난히 어두운 날이었다.

2019년 12월 22일 오전 6시 50분께 밤사이 술에 취한 A(25)씨가 자신의 스파크 차량 운전대를 잡았다. 목적지는 김해 부원동 한 커피숍 앞에서 10여분 거리의 주거지인 삼계동 아파트였다. 안일한 음주운전이 빚은 비극은 이 짧은 거리에서 시작됐다.

A씨가 김해시 동상동을 지나 활천고개삼거리 방면 편도 2차로 중 1차로로 지나는 순간이었다. 차량 전방 우측에서 도로로 뛰어든 B(59)씨를 들이받았다.

A씨는 술을 마신 데다 검은색 상의를 입은 B씨를 더욱 잘 보지 못했다. 사고는 B씨가 차량 앞범퍼와 전면 유리까지 부딪힐 정도로 충격이 컸다.

겁먹은 A씨는 뺑소니를 쳤다. A씨는 집에 도착해서야 부모에게 사고를 낸 사실을 털어놓았다. 부모는 허겁지겁 현장을 찾아가 사고 수습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들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었다. 사고를 당한 B씨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다음 날 오전 0시 40분께 결국 숨졌다.

운전자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38%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 A씨는 평소 차량 운전 업무에 종사했다. 살아오면서 다른 죄를 지은 적이 없고 이번 범행을 뉘우치며 유족들에 2000만원을 내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를 봤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결과에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4단독 안좌진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안 판사는 “술에 취한 채 전방 주시 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로 사고를 내고 그대로 도주해 결국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며 “음주운전 사고 장소가 횡단보도에서 상당히 가까운 곳이어서 실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안 판사는 “다만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했다.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경남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자는 14명이다. 이 중 운전대를 잡은 음주운전자는 6명이었고, 동승 탑승자는 3명이었다. 나머지 5명은 길을 가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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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경남신문 자료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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