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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 붓는 내 몸… 모든 게 콩팥 탓?

■ 부종 다양한 원인과 치료

기사입력 : 2020-06-01 14:20:04

신장내과를 찾는 환자들 중 얼굴, 손, 발, 전신이 붓는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몸이 부으면 콩팥에 이상이 있다고 들었다며 검사를 해달라고 한다. 수분은 신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은 체중의 60%, 여성은 50%를 차지한다. 그중 2/3는 세포 내에 있고, 나머지 1/3은 세포 외에 있다. 세포 외 수분의 25%는 혈액 속에 존재하고, 75%는 세포와 세포 사이 간질에 분포한다.

몸이 붓는 것 즉, 부종은 여러 원인에 따라 나트륨의 평형장애로 체액이 세포 외액인 간질조직에 과도하게 축적됨에 따라 나타나는 임상 증상이다. 신체의 일부에 국한하는 국소부종과 전신에 발생하는 전신부종이 있다. 전신부종의 경우 주로 내과적인 질환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원인질환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소부종은 과민반응이나 염증으로 발생할 수 있고, 여러 원인에 의한 정맥이나 림프관 폐색 또한 국소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종이 있다고 모두 콩팥병이 있는 걸까? 신장질환은 부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신장질환 외에도 부종을 유발하는 원인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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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적 질환과 연관된 부종= 급성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만성신부전과 같은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신증후군의 경우 하루 3~3.5g 이상의 단백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며 고지혈증, 저알부민혈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부종이 심한 경우 혈압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 만성 신부전은 사구체여과율이 저하됨에 따라 소변량이 감소하면서 부종이 나타나고, 폐부종을 동반해 호흡곤란이 발생하거나 오심, 구토, 피로감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심부전이 있는 경우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심부전이 생기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며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는 펌프 기능이 약해져 혈액 속에 흐르는 피의 양이 적어진다. 그럼 신장에서 수분과 나트륨을 재흡수해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양을 줄인다. 혈관 속으로 재흡수된 수분이 간질로 빠져나가면 전신부종과 함께 폐부종이 생긴다.

간경화가 있을 경우에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간경화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간 조직이 딱딱하게 섬유화 돼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간경화는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많이 진행된 경우 복수가 차고 하지 부종, 호흡 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 폐동맥 고혈압, 쿠싱증후군 등 다양한 내과 질환이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부종을 비롯해 호흡곤란, 피로감 등의 증상 발생 시 내과진료를 통한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으로 이상 소견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정밀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약물에 의한 부종= 여러 가지 약제들이 부종을 일으킬 수 있으나, 이는 간과하기 쉽다. 특히 고령의 환자들에서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먼저 자신이 복용하는 약, 새롭게 복용을 시작한 약물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혈압약 중 칼슘통로 길항제, 당뇨 약제 중 티아졸리디네디온, 진통제중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은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약물에 의한 부종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의심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부종이 호전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의로 약물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중단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에 의한 부종= 짧은 기간에 한쪽 다리만 부종이 나타나는 경우는 심부정맥혈전증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흔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서 피떡(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다리 정맥혈관을 막는 것을 말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이 있을 경우 혈전이 피를 타고 떠돌다가 폐동맥을 막아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발견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발성 부종= 특발성 부종은 보통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증상은 생리주기 전반에 걸쳐 지속하며, 월경 전 부종과는 다르다. 자세에 따라 나트륨과 수분의 저류를 보여 오래 서 있으면 나빠지고, 체중 증가를 보이기도 한다. 주로 얼굴이나 손, 다리의 부종을 호소한다. 특발성 부종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이뇨제나 하제를 오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부종을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림프 부종= 원발성 림프 부종은 드문 질환이며, 2차성 림프 부종은 흔하게 생길 수 있다. 보통 종양(림프종, 전립선암, 난소암), 림프관 수술, 방사선 치료,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부종 진단과 치료= 부종은 전형적인 함요부종, 즉 종아리 앞쪽 경골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바로 손가락 자국이 함몰돼 바로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체액이 4-5ℓ 정도 축적돼야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체중 증가, 하루 중 심한 체중 변화, 소변량의 감소, 야뇨, 반지가 꼭 낀다, 눈 주위가 붓는다, 구두가 꼭 낀다, 누우면 숨이 찬다와 같은 초기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부종의 치료는 원인질환의 치료가 우선이다. 부종을 일으킨 원인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 부종 자체를 서둘러 치료할 필요는 없다. 심한 염분 제한이나 과도한 이뇨제의 사용은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부종과 함께 폐부종, 복수, 감염, 활동장애 등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이뇨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고, 특수한 경우 흉강이나 복강 내 과도한 체액 저류가 있는 경우 직접 흉강, 복부천자를 통해 체액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체위 의존적으로 신체의 최하부나 말초에 부종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지를 높이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해당 부위의 부종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누워 있으면 말초정맥에 고여 있던 혈액이 중심부로 환류해 신 혈류량이 증가하므로, 신장의 나트륨 배설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부종은 신장의 나트륨 저류가 동반하므로, 체내 염류량을 줄이기 위해 하루 2~5g 이하의 염분 제한을 추천한다.

부종은 심각한 질병에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고, 특별한 치료 없이 지켜볼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혼자 판단하면 자칫 중요한 질병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부종이 생기고 앞에서 언급한 증상들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정오복 기자

도움말= 희연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김이레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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