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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다크 패턴(Dark Pattern)- 김희진(정치팀 기자)

기사입력 : 2020-06-02 20:24:35

SNS나 온라인쇼핑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거다. 1분 만에 다른 곳을 찾으면 당신은 IQ 상위 몇 %, 당신의 심리상태는? 호기심을 자극해 클릭을 유도한 다음, 개인정보 제공이나 결제하게 만들거나 회원가입하려 할 때 전체 동의를 눌러 마케팅 수신이나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하게 만드는 경우나 남은 상품이 몇 개 뿐이다, 오늘 몇시까지만 할인한다 등의 광고로 조바심을 나게 만들어 구매하게 만드는 경우 말이다.

▼교묘하게 사용자를 속여 의도된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만적 웹사이트 설계를 ‘다크 패턴(Dark Pattern)’이라고 한다. 영국의 독립 디자이너 해리 브링널이 2010년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앞서 소개한 사례 말고도 우리가 SNS나 온라인쇼핑몰에서 알게 모르게 마주하는 다크 패턴은 매우 다양하다. 유럽연합은 2015년 다크 패턴을 단속하는 법안을 만들어 일부 다크 패턴을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했고 미국 의회는 소비자 주권 보호를 위해 인터넷기업들의 다크 패턴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

▼유사한 개념이지만 긍정적 행동을 유도하는 의미의 ‘넛지(Nudge)’가 있다.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라는 뜻으로, 누군가가 보다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최근 이슈인 긴급재난지원금과 넛지효과가 관심을 끌었다. 5월 11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온라인 신청이 시작된 후 실수로 기부하기를 누른 사람이 많다며 그 배경에 지원금 신청 절차 내 기부 신청 절차를 넣도록 한 정부의 넛지가 있었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문의가 잇따르고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잘못 눌러 재난지원금을 기부했더라도 취소하거나 기부금액을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일각의 지적처럼 기부를 유도한 정부의 넛지나 중요인사들의 기부 캠페인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잘 쓰는 것도, 그 돈을 자신에 쓰지 않고 나라에 기부하는 것 모두 나라와 우리를 위한 것인데 넛지를 마치 다크 패턴 취급할 필요까지 있을까 싶다.

김희진(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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