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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은행, STX조선 문제 해결 적극 나서라

기사입력 : 2020-06-03 20:04:51

창원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은 어제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생존권 보장 방안 마련에 나서달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난 1일부터 닷새째 총파업을 하며 도청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STX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STX조선 노동자들은 2018년부터 2년간 6개월씩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했으며, 무급휴직을 끝내고 복귀하는 날이 지난 1일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다시 순환무급휴직 연장을 결정했다. 산업은행 측이 회사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해 또다시 무급휴직에 들어가자 전 노동자들이 집단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이 산업은행에 불만을 갖는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산업은행은 작금의 사태가 발생하자 경영에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이날 박종원 경남도 경제부지사 등이 산업은행 본사를 방문,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미래 전망을 보고 지원해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허성무 창원시장도 STX조선에 대해 수주선박 건조자금 일정 부분을 담보대출로 보장한 금융지원을 허용해 노동자들이 더 이상 무급휴직으로 생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배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자체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는 것은 STX조선의 장기파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커기 때문이다.

5~6년 전부터 시작된 조선경기 불황으로 조선업 메카인 경남이 장기 침체에 빠져있고 코로나19까지 겹쳤다. 하지만 경기는 파도처럼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지금 수주난에 시달린다고 국가 주요 산업체를 빈사 상태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타격을 입은 세계적 조선사인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울산 현대중공업 등 3사는 최근 23조6000억원에 달하는 LNG선 건조 예비 협약을 맺었다. 본계약이 맺어지면 LNG선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협력업체들도 희망에 부풀어 있다. 산업은행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STX조선의 수주 가이드라인 완화, 금융지원 등을 통해 회사 회생 및 노동자 생계 방안 마련에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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