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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57) 모가지(모간지), 누지르다(누질다)

기사입력 : 2020-06-12 07:59:44

△서울 : 지난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남성을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잖아. 경찰이 수갑이 채워진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하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려 8분 46초 동안이나 짓눌렀다더라고.

▲경남 : 내도 겡찰이 물팍으로 모가지로, 아 아이다, 목을 누지르는 영상을 봤는데 끔찍하더라꼬.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오분 사건을 구탄(규탄)하는 시위가 열리는 기 이해가 되더라꼬.

△서울 : 이번 시위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난 시위대를 피해 백악관 지하 벙커로 대피한 것을 두고 중국인들이 ‘벙커 보이’라며 조롱하기도 했잖아. 그건 그렇고 조금 전에 모가지라고 말하려다 목으로 말한 건 모가지가 목의 속된 말이라서 그런 거야?

▲경남 : 포준어사전에 모가지는 목의 속된 말로 나오는데, 겡남에서는 모가지가 목의 뜻으로도 씨이고, 목의 속된 말로도 씨이서 그랬던 기라.


△서울 : ‘모가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줘.

▲경남 : 모가지는 앞에 말한 거 겉이 목과 목의 속된 말의 뜻이 있는데, ‘모가지가 아프다’, ‘모가지 빠지게 외처(쳐) 봅니다’ 이래 칸다. ‘모간지’라꼬도 카는데, 이거는 목의 속된 말인 기라. ‘모간지에 때가 새카맣다’ 이래 카지. 그라고 ‘매가지, 매간지, 맥동가지, 맥띠이, 메가지, 목동가지’라꼬도 카고.

△서울 : 모가지에 그런 뜻이 있었구나. 그리고 아까 한 말 중에 ‘누지르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 ‘누지르다’는 ‘누르다’의 뜻이다. ‘포장을 잘할라 카모 이짝도 누지르고 저짝도 누질러야 된다’ 이래 칸다. 그라고 ‘누지리다, 누질다, 눌리다, 누질리다, 누질라다, 눈질다, 누루다, 눙개다’라꼬도 카고. ‘머리로 누질고 있거라’, ‘감홍시는 누질리먼 다 터진다’ 이래 카지.

△서울 :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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