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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통영관광개발공사에 묻는다- 김성호(거제통영고성본부장·차장)

기사입력 : 2020-06-21 20:15:25
김성호 거제통영고성본부장 차장

통영 욕지도의 모노레일을 운영하고 있는 통영관광개발공사에 몇 가지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지난 3일 오전, 욕지 모노레일을 점검하던 통영관광개발공사 직원이 모노레일의 이상 떨림 현상을 발견했다. 점검 결과, 차량을 받치는 레일 일부 구간이 4.5~5㎜가량 쑥 들어갔고 모서리 부분이 떡처럼 옆으로 퍼져 있었다. 이 때문에 차량 바퀴와 레일의 아귀가 맞지 않아 비정상적인 떨림이 발생했던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를 일주일여 앞둔 시점이었다. 공사는 비상이 걸렸다. 공사는 급하게 휴장하고 모노레일 시공업체를 불러 논의에 들어갔다.

나온 결론은 변형된 레일에 강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보강한 후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를 받자는 것. 급하게 3㎜ 강판을 구해 문제의 레일에 덧대고 용접작업을 마무리했다.

일주일이 지나 10일,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 날.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떨림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차량 바퀴와 레일의 끼임 현상으로 심각한 소음이 발생하거나 보강하지 않은 레일과의 높이 차이로 덜컹거리기까지 했다. 교통안전공단은 당장 욕지모노레일을 멈추고 문제 레일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라고 명령했다.

모노레일의 이상 현상을 발견한 시점부터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를 받기까지 일주일 동안 통영관광공사가 보여준 일처리다.

여기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사고 발생 전에 미리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공사는 이것 말고는 하나같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일처리를 보여 주었다.

우선 변형된 레일에 강판을 덧대 보강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나? 누가 봐도 임시방편이고 땜질식 처방이다. 공사는 모노레일 시공업체의 의견을 전적으로 믿고서 보강을 결정했다고 했다.

공사에 묻는다. 당시 공사는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 통과가 목적이었나? 아니면 탑승객의 안전이 목적이었나? 그것도 아니면 시공업체의 비용을 걱정해서 내린 결정이었나?

공사는 또 이같은 사실을 언론에도 알리지 않았다. 욕지행 여객선과 터미널에 휴장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인 게 전부였다. 언론브리핑은 17일에서야 이뤄졌다.

공사에 묻는다. 만일 땜질식 보강이 교통안전공단의 정기검사를 통과했다면 그 상태 그대로 상업운행을 계속하려 했나?

공사는 현재 강판을 덧댄 누더기 레일을 모두 걷어내고 새 레일을 까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교통안전관리공단 검사를 거쳐 7월 11일 재개장할 계획이다.

이번 만큼은 탑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일을 진행해 주기를 공사에 당부한다. 욕지 모노레일은 개장 전부터 안전과 관련된 수많은 지적을 받아 온 불안한 시설임을 다시 한번 새겨주길 바란다.

김성호(거제통영고성본부장·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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