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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거꾸로- 차상호(뉴미디어팀장)

기사입력 : 2020-06-23 20:32:28

마스크의 주름 방향이 위로 가는 게 맞느냐 아니면 아래로 가는 게 맞느냐를 두고 지인과 갑론을박한 적이 있다. KF80 같은 보건용 마스크는 방향이 헷갈릴 일이 없지만 일회용마스크 혹은 덴탈마스크는 앞뒷면이 같아 헷갈리기 쉽다. 귀에 거는 끈을 갖고 하는 것도 제조사마다 달라서 구별할 수 없고. 주름이 아래쪽을 향하는 게 바깥쪽이라니 그동안 나는 거꾸로 쓰고 다닌 게 아닌가.

▼주말에 아파트 주차장을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주말 오전에도 당연한 듯 이중주차된 차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오전부터 차들이 빠져나가서 한산하다. 고속도로도 진주방면은 오전부터 차가 막히는 일도 종종 있으니 이제 지친 시민들이 야외로 나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주말에는 양가를 번갈아 다니고 있다. 경남도에서도 언택트 관광지에 이어 캠핑가기 좋은 곳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야외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하고 정작 나 역시 안경에 김이 서리면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기도 하니 잘했니 못했니 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정은경 본부장님께서 2m 거리두기가 되면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니 죄짓는 기분이 좀 사그라지기도 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1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를 거꾸로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나는 거꾸로 쓰는 짓(?)을 해왔다.

▼무슨 이야긴고 하니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실내에서는 쓰라는 것이다. 내 생활을 돌이켜보니 집에서 나올 때 마스크를 쓰고 차안에서는 벗고, 차에서 내려 다시 어디론 가로 걸어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마스크를 벗었다.

보건당국이 하지 말라는 ‘거꾸로’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실내를 더 조심해야하는데 나 자신은 물론 남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짓을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거꾸로 하지 않으시겠죠?

차상호(뉴미디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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