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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혁신조달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한다- 정현수(경남지방조달청장)

기사입력 : 2020-06-28 20:25:43

2년 전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호킹은 인류가 직면한 위협으로 기후변화, 소행성과 지구와의 충돌 그리고 팬데믹을 들었다. 실제 세계역사의 변곡점에는 항상 팬데믹이 있었다. 흑사병은 봉건제 붕괴를 초래해 시장과 화폐경제로 경제구조를 변화시켰고, 천연두는 유럽의 금융질서를 바꿔놓았다. 1918년에 시작해 1920년까지 창궐한 스페인독감은 현대사에 기록된 최악의 팬데믹이었지만 일부 학자들은 미국에서는 스페인독감이 역설적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력 감소를 메꾸기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린 덕에 미국이 영국을 제치고 글로벌 산업 패권국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류 최대의 위기는 인류 최대의 기회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역시 많은 이들이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접촉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급속도로 감염되는 위협과 공포는 원격교육,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상황을 촉발시켰다.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교육,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디지털 경제의 수용이 높아지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에게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다. 코로나 이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맞춰 조달청은 과거의 소극적 구매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을 이끄는 전략적 조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혁신 조달방안을 마련·시행하고 있다.

공공혁신조달방안에는 공공부문 혁신제품 확대를 위한 혁신구매목표제와 혁신시제품구매사업, 혁신장터 및 벤처나라가 있다. 혁신시제품 구매사업은 정부가 상용화 전 혁신제품의 초기 구매자가 되어 공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새로운 조달 방식이다. 혁신장터는 정부의 혁신조달을 종합 지원하기 위해 올 2월에 개통된 통합서비스 플랫폼이다. 기존의 나라장터종합쇼핑몰이 시판되는 제품 중심의 조달방식이라면, 혁신장터는 아직 시장에 없는 상용화되지 않은 시제품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수요자의 제안에 따라 기술을 개발하는 ‘선구매 후개발’의 조달방식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혁신시제품의 시장 초기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벤처나라는 초기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기술 우수 창업·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전용몰로, 2017년 52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128억원, 2019년 490억원으로 매년 판매액이 급신장하고 있다.

조달청은 과거 소극적 계약자에서 벗어나 연간 135조원(2019년 기준) 규모의 공공조달의 구매력을 활용해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디지털 생태계를 이끄는 ‘전략적 조달자’로서의 역할로 변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혁신조달의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4차 산업혁명 기반의 혁신기술 및 제품 개발이 확산돼 혁신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해 예측을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새로운 세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조달의 가시적 성과 창출에 매진한 공공혁신조달이 혁신성장의 마중물이 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현수(경남지방조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