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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수출규제 1년, ‘소부장’ 기술력 더 키워야

기사입력 : 2020-07-02 20:18:33

일본이 한국에 대한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와 산업계는 상당부분 ‘탈 일본화’를 이룬 것으로 자평하는 모습이다. 의존도가 컸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기술력이 높아지고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우려됐던 반도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내세운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어제 해당 연구기관·기업 대표들과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의 소부장 산업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창원시는 지난해 1000여명의 공학박사급 ‘창원기업지원단’을 구성해 기술개발 지원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95개사를 지원했고 올해는 300개사를 도울 예정이다. 극일(克日)을 향한 창원시 산업행정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교역의 최전선에서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한국무역협회도 국내 소부장 산업 기술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이 수출을 막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의 수급 차질은 미미했다. SK머티리얼즈, 동진쎄미켐 등 소재 전문기업이 단기에 기술진보를 이뤘고 벨기에 등으로 수입선 다변화를 이룬 것 등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다. 1년이라는 단기간에 이룬 우리의 산업저력에 무한 자긍심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소부장 산업기술력은 여전히 일본의 90% 수준이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 갈 길이 멀다.

단 1년 만에 기술진보를 통해 ‘탈 일본화’를 이뤘다고 단언하는 것은 자만이자 오만에 다름 아니다. 지금은 기술 초격차시대다. 1등 기술력을 따라잡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겸손한 자세로 절치부심해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가 “단기간에 소부장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모습이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실질과 내실은 못 미치는 데 정치적 포장으로 덮으려 해서도 안 된다. 더구나 일본은 지금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비민감전략물자 품목에 대한 추가 수출규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더 강력한 관련산업 지원책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본의 산업기술 공격에 맞서야 한다. 세계시장은 약육강식의 비정한 전쟁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