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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해피 먼데이- 김종민(문화생활팀 차장)

기사입력 : 2020-07-02 20:54:02

지구촌 뉴스를 접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색다른 휴일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가 있다.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캐나다는 ‘빅토리아 여왕 생일’, 길고 혹독한 겨울을 지내야 하는 핀란드는 1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 멜론을 유독 좋아하던 투르크메니스탄 초대 대통령 사파르무라트니야조프가 제정한 ‘멜론의 날’, 고령자가 많은 일본은 ‘경로의 날’,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춘다는 부탄의 ‘첫눈 내리는 날’ 등.

▼우리나라에도 공적으로 정한 휴일이 있다. 1월 1일, 설날 연휴, 3·1절, 부처님 오신날, 어린이날, 현충일, 광복절, 추석 연휴, 개천절, 한글날, 크리스마스 등. 직장인이라면 연말이나 연초 한 번쯤 달력을 넘겨보며 다음 해나 그해 휴일을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많으면 왠지 기분이 떨어지고 주말과 겹치는 날이 적으면 소소한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요즘엔 대체휴일 제도가 있어 설·추석 연휴나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나 공휴일과 겹치면 다음 첫 평일을 쉰다.

▼21대 국회에서 일부 공휴일을 월요일로 옮겨 토·일·월요일을 연달아 쉴 수 있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한글날과 어린이날, 현충일을 특정 날짜가 아닌 특정 요일로 지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날은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로 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한글날, 어린이날, 현충일이 있는 주는 금·토·일 3일을 쉴 수 있다. 월요일이 행복한 이른바 ‘해피 먼데이’ 법안이다.

▼우리 사회엔 ‘월요병’이란 게 있다. 주말을 쉰 직장인과 학생들이 월요일에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말한다. 휴식에 맞춰진 생체리듬이 일상의 생활로 적응해 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가벼운 우울증 같은 거다. ‘병’이란 단어가 붙어 있지만, 실제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질병이나 정신 질환은 아니다. 어쨌든 월요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피 먼데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월요일이 행복한’ 날이 머지않아 올지도 모르겠다.

김종민(문화생활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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