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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성적과 공정한 평가- 김기태(영산대 드론물류학과장)

기사입력 : 2020-07-05 20:11:46
김기태 영산대 드론물류학과장

1학기를 마치고 기말고사 답안지를 채점하고 성적처리를 하고 있다. 학기말 성적처리 기간은 긴장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기이다. 나의 답안채점에 오류가 있거나 공정하지 않은 평가는 학생에게 피해가 가고, 나 역시 만족스러운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성적이 뭐기에 이렇게 긴장하는 걸까?

한 학생이 한 과목을 이수하면 그 과목의 교육목표를 달성했는지를 평가하여 학점을 부여하면서, 그 교육목표 수준에 대한 달성도를 평가하여 평점을 부여한다. 3학점을 받았냐 못받았냐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데, B를 받았냐 C를 받았냐 하는 것이 우리 학생들에게는 더 중요해졌다. 학생이 취득한 평점 평균을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일 거다. 대학의 성적장학금이나 국가장학금 등이 평점평균으로 평가하거나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는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서 대면수업 수준의 수업 운영을 위해 과제, 수시퀴즈, 토론 등 다양한 온라인 학습활동을 하면서 평가해야 할 항목이 늘었다. 그 많은 과제물을 한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성과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어해야 한다. 학생은 자신이 작성해서 제출한 과제물,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이 제시한 토론 의견에 대해 올바른 평가와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수시고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바란다. 가끔 자신의 것이 아닌 답을 제시하거나 다른 이의 결과물을 수정하여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학기 강의한 모든 교과목의 세부적인 항목별 점수와 최종 점수를 며칠 전에 정리하여 온라인에 공지했다. 4일간의 여유를 주면서 오류가 있으면 이견을 제시하라고 했다. 학생의 정당한 노력에 대한 나의 불공정한 평가가 없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있으면 학생의 이견 제시에 의해 수정되기를 바란다. 모든 학생들이 자신자신의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바란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것으로 평가를 받으려 한 학생에게도 공정하게 내가 평가했기를 바란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나는 최종성적이 확정될 때까지 긴장하게 된다.

김기태(영산대 드론물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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