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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창원 관광의 길’] ③ 바다가 아름다운 창원

창원 해안선 324㎞… 굽이굽이 매력 뿜뿜

기사입력 : 2020-07-08 21:41:22

창원시는 남해안을 낀 해양도시이다. 지난 2010년 옛 창원과 마산, 진해 지역이 통합하면서 아주 긴 해안선을 품은 도시로 재탄생했다. 무려 324km이다. 지난 6월 17일 허성무 시장이 ‘마산만 수질 회복’을 증명하고자 돝섬 앞 바다에서 수영을 해 화제가 됐다.

배경은 바다를 창원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데 있다. 명동 마리나항만, 웅동 복합관광레저단지, 구산해양관광단지, 마산해양신도시 국립현대미술관 유치, 최근 밑그림이 나온 세계 최장 워터프론트 조성 사업까지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확실한 것은 창원시의 ‘동북아 신해양 거점도시’ 비전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해양관광’이 있다.

진해해양공원 내 창원솔라타워. 건너편 소쿠리섬까지 집트랙을 즐길 수 있다./창원시/
진해해양공원 내 창원솔라타워. 건너편 소쿠리섬까지 집트랙을 즐길 수 있다./창원시/

시는 대형 해양관광 인프라 구축에 앞서 바다를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 관광자원을 꾸준히 개발하고 유치해왔다. 올여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로 창원을 꼽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산·진해 지역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의 매력을 고스란히 갖췄다.

해안선 굴곡이 심하고 섬이 많아 주변 육상교통이 편하지 않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달리 풍광이 아름답고, 굽이굽이 곡선을 따라 자연스레 운전 속도를 늦추게 되니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곳곳에 자리한 관광시설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카이워크서 야경 보고, 해양드라마세트장서 배우 되고-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안드라이브= 코로나19 걱정 없이 떠나는 ‘드라이브 스루’ 여행은 마산합포구 구산면에서 시작한다. 해안 둘레길 ‘저도 비치로드’ 입구부터 진전면 창포·시락마을까지 총 35㎞ 코스다.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내해를 따라 한편에 늘어선 어촌마을이 정겹고, 다른 편으로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이 멋스럽다.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달리다 보면 차에서 안 내리고는 못 배길 ‘핫 플레이스’를 만난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붉은색 철제 교량인 구산면 ‘저도 콰이강의 다리’이다. 1987년 건설된 이 다리는 지난 2004년 차량 통행이 가능한 새 다리가 개통되면서 보행자 전용이 됐다. 시는 2017년 오래된 다리를 철거하는 대신 바닥 일부에 투명 강화 유리를 깔아 바다 위를 걷는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유리 바닥에 서서 13.5m 아래를 내려다보면 남해안 특유의 잔잔한 물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연인과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말 하루 평균 4500여 명이 다녀갈 만큼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밤에는 알록달록 경관 조명이 다리 전체를 감싸 낭만을 더한다.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 올릴 정도로 야경이 일품이다. 한 달 또는 1년 뒤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의 감동도 놓치지 말자.

저도 콰이강의 다리 야경./창원시/
저도 콰이강의 다리 야경./창원시/

이곳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도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선박이 드나드는 옛 포구를 비롯해 저잣거리, 수상가옥 등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2010년 드라마 ‘김수로’ 이후 ‘무사 백동수’, ‘기황후’,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군주’ 등 여러 작품이 거쳐 갔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파도소리길’에 있다. 쪽빛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1.7㎞ 해안 둘레길로, 여름을 비켜간 듯한 이곳에서 오롯이 청명한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온갖 근심이 씻겨 내려간다. 단 트래킹을 원한다면 저도 비치로드로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낫다.

해양드라마세트장./창원시/
해양드라마세트장./창원시/

마산에서 즐기는 드라이브 스루 여행의 마무리는 마산합포구 진전면 창포리와 고성군을 잇는 동진대교이다. 동해면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비경을 자랑한다.

◇벚꽃보다 집트랙·엣지워크- 진해구 속천서 출발하는 해안드라이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해 4월, 매년 진해구 여좌천 일대를 가득 메웠던 상춘객들은 군항제 대신 ‘드라이브 스루 벚꽃 구경’으로 헛헛함을 채웠다. 진해는 굳이 벚꽃을 곁들이지 않더라도 바다 풍광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진해 지역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속천항에서 출발해 진해루, 소죽도공원, 행암철길, 진해해양공원을 거쳐 황포돛대노래비가 있는 영길만 중간 지점까지 총 22㎞ 구간이다. 도보 여행 코스인 ‘진해바다 70리길’과 상당 부분 겹치니 날이 선선해지면 도전해보자.

진해 행암철길./창원시/
진해 행암철길./창원시/

드라이브 시작 전 속천항 일대 카페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하고, 진해루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을 설렁설렁 걷는 소소한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차를 타고 지나는 길은 바다와 숲이 쉴 새 없이 번갈아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작은 포구와 강태공이 어우러진 소박한 마을 분위기도 감성을 자극한다. 행암에서 한 고개 지나면 STX조선소가 보이는데, 저 멀리 돛대 모양으로 우뚝 솟은 건물이 국내 최대 태양광 시설인 ‘창원솔라타워’다. 높이 136m 짜리 타워에 오르면 동쪽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서쪽으로 진해시가지, 남쪽으로 거가대교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솔라타워가 자리한 진해해양공원은 어류생태학습관, 해양생물테마파크, 해전사체험관 등이 있어 자녀와 함께 알차게 시간 보내기 최적의 장소다.

이곳에는 놓쳐선 안 될 해양레저 체험시설이 있다. 오로지 줄 하나에 몸을 매단 채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이색스포츠 ‘집트랙’이다. 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에서 건너편 소쿠리섬까지 1.4m에 달하는 거리를 최고 시속 80㎞로 이동한다. 하늘을 나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아찔하건만, 출발지로 돌아올 때 타는 제트보트는 불볕더위도 단숨에 날릴 만큼 빠른 속도로 수면 위를 질주한다. 해발 94m 지점의 건물 외벽을 걷는 ‘엣지워크’ 앞에서는 건장한 성인 남성도 식은땀을 주체 못한다. 해 질 무렵 우도보도교에서 감상하는 일몰 풍경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집트랙을 타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
집트랙을 타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

◇크루저요트·래프팅·카약… 올여름엔 수상레저 어때요= 여름휴가의 묘미는 바다에서 여러 사람과 부딪혀가며 노는 데 있다. 그러나 올해는 물 위에서 혼자 또는 소수 지인들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수상레포츠로 대신하는 게 어떨까. 해양레포츠센터에 가면 크루저요트, 래프팅, 카약 등 다양한 종류의 수상레포츠를 저렴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진해해양레포츠센터는 소죽도공원 한편에, 마산해양레포츠센터는 돝섬해상유원지 안에 있다. 마산만과 진해만은 물살이 세거나 파도가 높지 않아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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