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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동 금강미술관 떠난 자리, 갤러리 선다

건물 소유주 ‘상상길미술관’ 운영

“지역 예술계 위해 문화공간 유지

기사입력 : 2020-07-08 21:47:04

이달 말 마산 창동을 떠나는 금강미술관 건물에 새로운 갤러리가 운영된다.

현재 금강미술관 건물 소유주인 VLC테크놀로지 김동숙(사진) 대표는 8일 인터뷰를 통해 금강미술관이 이전한 후 내달부터 상상길미술관(가칭)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김동숙 VLC테크놀로지 대표

앞서 금강미술관 이전 소식에 지역 예술인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미술관 유지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경남도와 창원시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금강미술관은 지난 2016년 4월 ㈜한국야나세 우영준 회장이 금강제화 매장이었던 건물을 사들여 개관했다. 도내 최초의 기업미술관으로 지난 4년간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공적인 역할까지 해오던 미술관 이전 소식에 지역 예술인들의 상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지역 예술계의 분위기를 접하면서 고민 끝에 미술관 운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마산에서 자라고 수십년 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역에 이렇게 좋은 문화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그동안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지자체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 않다고 해서 직접 갤러리를 운영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4년 전 금강미술관 건물을 매입하면서 임대 사업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다 지역 예술계의 분위기를 알게 됐고, 화가인 언니 김동준 작가와 논의해 미술관 공간을 유지하기로 했다. 3층 건물 중 1,2층은 전시 공간으로, 3층은 사무실로 쓴다. 지하는 지역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임대하는 것에 비해 수익이 절반 수준도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월세는 언제든 받을 수 있지만 미술관 운영은 그렇지 않다는 남편의 말에 결심을 하게 됐다”며 “시민들과 예술인들에게 늘 열려있는 공간으로 운영하면서 정기적으로 공공성 있는 전시도 기획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갤러리의 명칭은 상상길 미술관(가칭)으로 정했다. 관장을 초빙해 8월에 오픈할 계획이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창동의 미술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마산예총 윤형근 회장은 “창동에 전시공간 하나가 유지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의미있는 일”이라며 “금강미술관 자리가 갤러리로 남게되면 창동과 지역 예술계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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