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설] 학교 ‘몰카’ 심각한데 교육청은 뭐했나

기사입력 : 2020-07-09 19:20:13

남자교사들이 교내 여자화장실에 ‘몰카’(불법촬영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잇따라 적발됐다. “이럴 수가”란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몰카가 설치된 학교의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당연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학교 안에서 몰카를 설치했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모두가 분개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김해지역 고등학교에 40대 교사가 설치한 몰카가 지난달 24일 교직원에 의해 적발됐고, 이틀 후에는 창녕지역 중학교에서 30대 교사가 설치한 것이 또 발견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사들의 범행시점이 언제부터인지에 따라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해당 학교가 아닌 학생들도 소식을 접한 후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기가 겁나고, 학부모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한 교사의 휴대폰에서 몰카영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몰카를 설치한 교사로부터 배운 학생들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어 지속적인 상담 등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학생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한두 가지가 아닐 게다. 자신이 피해자일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교사가 아니라 범죄자로부터 교육을 받아왔다는 자책감에도 시달릴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사제지간’이란 말이 사라지는 건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몰카가 설치된 곳은 이 두 학교뿐일까. 경남교육청은 사건이 터지자 ‘디지털성폭력 긴급대책반’을 편성, 몰카탐지장비를 투입해 모든 학교에 대해 이달 말까지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뒷북치기 교육행정의 전형이다. 전수조사가 끝난 후 정기적인 중간점검 등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돼 있는지, 제대로 실천할 의지는 있는지, 모든 것에 의문이 간다. 몰카를 설치한 교사들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이런 사람들을 ‘선생님’으로 불렀던 학생들은 배신감마저 들 것이다. 경남교육청은 소수의 교사 때문에 대다수 교사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경남지역 교사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하고, 성범죄 예방 교육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