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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의회 ‘의장 선거 파행’ 장기화되나

통합당 “특정 위치 기표 모두 무효”

민주당 “기표란 안은 정당한 투표”

기사입력 : 2020-07-12 22:20:38

함안군의회 의장 선거 파행의 장기화가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의장 선거가 치러진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민주당과 통합당이 서로 자신의 당 후보 의장의 선출 입장만을 내세우며 합의 도출에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열린 의장선거에서 결선투표의 결과를 마무리짓지 못한 채 정회가 된 후 거의 매일 만나서 이에 대해 논의를 했다. 결선투표가 끝나지 못한 것은 양 당 의장 후보의 표가 1, 2차에 이어 5대 5로 확정될 무렵 통합당 감표위원인 이관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표가 투표용지의 특정위치에 기표된 것을 문제삼아 정회를 요구하자 임시의장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민주당 의원들의 특정위치 기표행위는 사전 모의에 의한 것으로 민주선거의 4대 원칙 중 비밀투표의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모두 무효표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선투표와 관련된 본회의 속개를 위해서도 이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안군의회
함안군의회

통합당은 지난 2일 입장 발표를 통해서도 “1, 2차 투표에 이어 결선투표까지 기표란 특정 위치에 나누어 기표하는 것은 사전모의에 의한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선거의 원칙을 위반한 강요에 의한 투표로 감표위원이 검표에 있어 무효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투표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만큼 선거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문도 지난 6일 내놓았다.

민주당은 “감표위원의 권한과 역할이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만 적용되는데 사전모의 등을 언급하며 정회를 요구하는 것은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따라서 이관맹 의원의 행위는 의사진행 방해이다”고 주장한다. 또한 “선거법을 포함한 투표와 관련된 법령과 지침에 기표란 안에 명확히 기표된 투표용지를 부정하는 경우는 없다. 임시 의장이 같은 당인 이 의원의 의견만 받아들여 기자에게 개표 과정에 있는 투표용지를 공개하고 촬영하게 한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무시한 막가파식 의사진행이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양 측이 서로 자신들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단독으로는 과반수 미달에 의한 정족수 부족(민주당 4, 통합당 5, 무소속 1)으로 이번 투표결과를 처리할 수 없어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주에도 서로간의 타협의 가능성은 낮아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빠른 해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의장 선거 파행의 장기화로 원구성이 되지 않을 경우 후반기의 긴급한 조례개정,추경예산,각종 사항의 처리 등에 대한 차질 우려가 높아지자 시민단체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대표 조현기)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의장자리를 놓고 의원들 간에 패싸움을 벌이는 최근 함안군의회의 행태에 매우 실망했다. 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의 현재 모습이 어떤지, 군민들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돌아보고, 군정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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