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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공중화장실 여전히 불안하다

촬영 범죄 근절 안되고 해마다 증가

경남 최근 2년 6개월 440건 발생

기사입력 : 2020-07-12 22:44:07

김해와 창녕의 학교에서 현직 교사가 여자화장실에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 발각돼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경남에서 이 같은 범죄가 해마다 지속되고 있어 근절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2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경남에서는 최근 2년 6개월 동안 발생한 카메라 등 이용촬영범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는 모두 44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72건, 2019년 197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71건이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463명을 검거해 44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까지 이른 경우는 2018년 6명, 2019년 12명, 올해 2명 등 20명에 불과했다.

불법 촬영 범죄가 끊이지 않다 보니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도심 인구 밀집 상업지, 특히 상가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의 불안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공중화장실의 경우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붙어 있거나, 화장실 쪽을 향하는 CCTV가 없는 화장실이 많고,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더욱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창원시 의창구에 거주하는 여성 A(29)씨는 “불법 촬영 카메라가 어디에 있을지 몰라 집 밖에서는 화장실을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구멍이 없는지부터 살펴본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의 2019 성폭력 안전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시설(65.0%), 인구 밀집 상업지(24.2%)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범죄는 10건 중 9건에 달했다.

경찰은 하계휴가철을 맞아 불법촬영 범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공공기관·여성단체와 함께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전파·렌즈 탐지형 장비를 이용한 다중이용시설 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점검하는 한편 예방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또 시설 관계자를 대상으로 불법촬영 피해 예방법 등 교육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불법촬영 범죄 근절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예방활동·점검과 함께 사전에 디지털 성범죄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정비가 우선적으로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양훈 경위와 이수현 경사가 10일 의창구 한 공원의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 점검에 앞서 렌즈 탐지기, 전파 탐지기등 탐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양훈 경위와 이수현 경사가 10일 의창구 한 공원의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 점검에 앞서 렌즈 탐지기, 전파 탐지기등 탐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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