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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날씨와 허리

기사입력 : 2020-07-13 08:06:52
김 경 범 창원the큰병원 대표원장
김경범 (창원the큰병원 대표원장)

햇빛은 달콤하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비가 올 때마다 몸이 쑤시고 허리가 아픈 건 기분 탓, 나이 탓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비와 습기로 수막현상이 발생하여 노면은 더 미끄럽다. 도로교통공단의 기상상태별 교통사고 분석(2013~2017년)을 보면 우천 시 교통사고 중 7월이 1만2477건으로 전체 15.4%로 가장 높았고, 사망자 및 부상자 수도 높게 나타났다. 장마철의 미끄러짐과 낙상은 일상에서도 예외가 없다. 여름에는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 경우가 잦다보니 젖은 바닥이나 경사가 있는 길을 내려갈 때 미끄러질 우려가 제법 크다. 또 물기가 많은 곳을 지나갈 때는 넘어지지 않으려 균형을 잡다가 허리가 뜨끔하거나 삐끗하여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지 않는가. 이처럼 낙상사고는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중 상대적으로 평형감각이나 대처 능력이 젊은층에 비해 더딘 노년층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이유로는 뼈와 근력이 약한 노인이나 폐경기 여성 중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낮은 골밀도로 인해 가벼운 충격에도 뼈는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척추 골절이 있으면 거동이 불편하게 되고 이동이 적다 보니 더욱 뼈가 약해져 추가 골절의 위험성도 높이게 된다.

젊은층의 골절은 회복력이 빠른 편이지만 노년층에게는 정말 위험하며 특히 척추, 다리, 고관절 부위의 골절 시에는 움직임의 제한으로 욕창, 소화불량 등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다른 합병증 위험이 크므로 적극적인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압박골절의 주된 증상으로는 허리와 가슴, 아랫배, 엉덩이까지 몸통의 어느 곳에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옆구리 쪽이 아프며 기침할 때 허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만일 빗길에서 넘어져 심한 통증으로 혼자 일어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 척추나 고관절 골절 부상을 생각해야 한다. 그때는 바로 일어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다. 이유는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움직일 경우는 해당 부위 뼈 조각이 다른 조직을 찌르거나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기의 경우는 약물치료를 포함한 절대안정 등의 보존적 치료로 가능하다. 심한 경우는 척추체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치료는 척추압박골절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골시멘트를 골절부위에 주입함으로써 골절부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시술시간은 10분 내외로 짧으며 일상으로의 복귀도 빠른 편이다. 하지만 척추체성형술이 척추압박골절 치료의 근본적인 해답은 아니다. 평소 뼈 건강에 도움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일상에서 평지 걷기와 같은 꾸준한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뼈를 약하게 만드는 습관인 흡연,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김경범 (창원the큰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