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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청소년에 대한 단상- 양재성(법무사)

기사입력 : 2020-07-13 20:39:06

공동체는 질서유지를 위해 나름의 규범을 갖는다. 넓게는 도덕이요, 좁게는 법이다. 이는 경험 내지는 교육을 통해 익히게 된다.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교육은 필수다. 밥상머리 가정교육은 사라지고 부모는 맞벌이에 자녀들과 대화를 할 여유조차 없다. 결국 자녀교육은 학교에 맡겨두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학교에도 질서유지를 위해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교칙을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교칙은 유명무실해졌고 이름뿐인 교권은 무너진 지 오래다. 선생님은 일탈하는 학생들을 통제할 방법이 거의 없다. 학생들은 그런 사실을 먼저 알고 있다. 선생님과 스승은 없고 직업교사만 남았다는 자조는 아픈 현실이다.

대다수의 학부모가 착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청소년 일탈이나 범죄사건을 접할 때 남의 얘기로 여긴다. 내 아이는 당연히 착하고 성실하며 일탈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설령 문제가 생겨도 주변 친구 탓으로 돌리곤 한다. 학부모들에게 묻고 싶다. 야심한 시간, 어두운 장소에서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을 보았을 때, 그들을 타이르고 훈계할 수 있을까. 오히려 봉변을 당하기가 십상인지라 피해가지는 않을까. 그리고는 선생님이나 학교 교육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지는 않을까. 반면, 내 자녀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주십사 하고 선생님께 사랑의 회초리를 선물해야 한다는 학부모도 있다.

교내외를 막론하고 청소년 범죄가 성인에 버금가지만 처벌은 너무 미약하다는 입법청원도 등장했다. 청소년의 사술로 영업규정을 위반하게 된 업주의 경우, 항변도 배척당하고 영업정지와 형사처벌로 생계마저 위협받는다. 그럼에도 청소년은 여전히 보호대상이라며 감내토록 한다. 아직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베푸는 사회적 관용이다.

학생인권 운운하는 이상은 아름답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는 아직 크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다. 이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과 싫더라도 해야 하는 것 등 공동체의 기본 규범을 먼저 익히도록 해야 한다. 나머지는 그다음에 가르쳐도 늦지 않을 듯싶다.

양재성(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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