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뭐하꼬] 도심 속 힐링, 창원수목원

도심 속에서 찾아낸 초록빛 오아시스

창원산단 조성에 제살 내어준 산

기사입력 : 2020-07-16 21:13:10

창원시에 살을 내어 준 그곳에 다양한 나무들이 자리 잡았다. 동산 형태의 이곳은 한때 더 큰 산이었다. 70년대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야산은 토취장으로 쓰이면서 깎이고 깎여 동산이 됐다. 산업단지와 배후도시 건설에 필요한 토취원으로 흙을 내어준 이곳은 창원시 탄생에 살을 내어 준 곳이다. 이곳은 이후 양묘장으로 쓰이다 2000년대 들어 삼동공원으로 조성됐다.

창원시 의창구 삼동동 일원 10.4㏊ 규모로 개장한 창원수목원./김승권 기자/
창원시 의창구 삼동동 일원 10.4㏊ 규모로 개장한 창원수목원./김승권 기자/

2010년부터는 다양한 식생이 들어섰다. 창원시가 삼동공원에 수목원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다.

창원시는 지난 2010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숲속 놀이터와 문학의 숲·맨발 잔디광장·미로공원을 먼저 조성했다. 2011년 향기정원·해님정원, 2012년 덩굴식물원·도토리원의 테마전시원을 각각 조성했다. 2013년에는 암석원, 광장분수와 연결데크를 설치했다. 2014년 교과서 식물원, 암석원, 동요의 숲을 완성했다.

2016년에는 창원수목원 특화방안으로 외부에 단풍나무 숲을 조성하고 실내 온실에는 선인장을 특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2017년 3월 선인장 온실이 준공됐다. 2018년에는 수목원 관리와 연구를 위한 관리동 연구실이 완공되고, 실내 전시동과 실내 재배온실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수목원 식물관리를 위한 급수 설비시설과 수로가 정비됐고, 주관람로에는 이팝나무길을 조성했다. 온실에는 선인장과 아열대, 열대식물을 보완 식재해 종 다양성을 확보했다.

드디어 이곳은 지난 6월 창원수목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0.4ha 부지에 투여된 예산만 98억원이다. 물론 자연을 품은 수목원의 가치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다.

창원수목원 내 선인장온실./성승건 기자/
창원수목원 내 선인장온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의창구의 옛 삼동공원에 위치한 창원수목원은 도심 속의 힐링 공간이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런 수목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도시인에게는 축복이다.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창원대로 바로 옆에 숲이 자리하고 있다. 흔히 보기 힘든 이국적인 식물뿐만 아니라 어릴 적 보았던 향수를 자극하는 식물 등 다양한 식생이 자리하고 있다.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옛 삼동공원에 자리 잡다 보니 어느 방향으로든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 있다. 공원으로 알고 들어가 보니 정말 다양한 수종이 자리 잡은 수목원이다.

도보로 갈 경우 다양한 진입로가 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 수목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맞은편 충혼탑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어 주차 공간은 충분한 편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전시동이 보인다. 전시동은 창원시의 가로수와 숲의 기능, 수목원 대한 설명과 함께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직접 그린 곤충그림을 스캔해 입력하면 벽면 스크린에 그 곤충이 돌아다닌다. 화면에 자기가 그린 곤충을 잡으면 도망다닌다. 이외에도 모래놀이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물이 배치돼 있다.

창원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실을 관람하고 있다.
창원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실을 관람하고 있다. /성승건 기자/

전시동을 나와 어디로 갈까. 수목원의 길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팻말을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가면 된다. 단, 느린 발걸음으로 자연을 음미하면서 걷기를 바란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할 수종들을 만끽할수 있으니까. 팻말에 적힌 설명을 참고하면 식물에 대한 공부도 된다.

느린 걸음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어느 곳을 가든 여기저기 새소리가 들린다. 참새, 숲새, 까치, 꾀꼬리, 직박구리, 후투티 등 다양한 새를 만나보는 것도 도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진귀함이다. 그렇게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숲이 내뿜는 향기와 더불어 몸과 마음이 정화가 되는 느낌이다.

수목원은 14개의 테마원과 선인장 온실, 벽천분수, 연못, 쉼터 등 조경시설로 구성돼 있다. 총 1205종의 23만본이 식재돼 있는 이곳은 매일 들르더라도 새로운 식물들을 발견할 수 있고 4계절 내내 꽃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팝나무길을 지나 하늘정원에 다다르니 유럽식 정원이 눈에 띈다. 아쉽게도 코로나 시국 등으로 상시 가동되지 않고 있어 분수를 보지는 못했다. 현재는 주말 오후 2~4시 사이에 가동하고 있다. 아래에는 넓은 잔디밭을 맨발로 밟으며 풀내음과 풀의 감촉을 느낄수 있는 맨발의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또 동화 속 이야기를 아이들과 즐겁게 읽으면서 산책할 수 있는 동요의 숲, 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교과서 식물원도 꼭 들러 볼 만한 코스다. 미로정원은 향나무로 미로가 형성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최고 인기 장소다. 이곳은 자연도 느끼며 놀이와 교육도 함께하는 곳이다.

창원수목원의 유럽 정원.
창원수목원의 유럽 정원. /성승건 기자/

다시 위로 올라가 도착한 팔각 전망대는 이곳이 예전에 산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해주는 장소다. 땅에서 전망대로 단지 몇 계단만 올라갔을 뿐인데 전혀 다른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창원시 의창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며 그 시원함은 일상의 피로를 날려버린다.

하늘정원에 활짝 핀 나무수국 뒤로 정자전망대가 보인다.
하늘정원에 활짝 핀 나무수국 뒤로 정자전망대가 보인다. /성승건 기자/

수국정원은 이맘때 꼭 봐야 할 장소다. 매년 6~7월에 꽃을 피우는 다양한 수국을 볼 수 있다. 단풍나무길은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덩쿨 식물원, 꽃의 언덕, 도토리원, 해님정원, 암석원 등에는 다양한 수종으로 볼 것들이 넘쳐난다.

선인장 온실을 빼놓을 수 없다. 수목원 가운데에 위치한 온실은 선인장 온실로는 국대 최대 규모이다. 387종 6620여본 선인장과 열대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선인장과 바오밥나무, 망고, 레몬, 구아바 등의 열대식물을 볼 수 있다. 입구 쪽에는 높이 8m의 바오밥나무가 웅장하게 서 있다. 바오밥나무의 수명은 무려 2000년이다. 나무 안에는 3t가량의 물을 저장하고 있어 생명의 나무로 불린다.

창원시의 5개 구의 모습을 형상화한 자리에 식물이 배치돼 있으며 시계모양을 닮은 시계꽃과 선인장의 화려한 꽃들을 볼 수 있다. 선인장 꽃은 종류에 따라 하루에서 2~3주 동안 꽃을 피워 온실 안에서는 언제든 꽃을 볼 수 있다. 열대지방에 사는 극락조화도 이곳에 있다. 꽃의 모습은 천상 극락조 자체다. 온실은 바깥기온과 상관없이 30도를 유지하고 있어 한여름이라고 더 덥지는 않다. 일정 시간 간격으로 스프링쿨러가 가동돼 오히려 폭염의 날씨에는 시원함을 느낄 수도 있다.

◇창원수목원 이용시 주의사항= 창원수목원의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이 무료다. 일년 중 1월 1일, 설날, 추석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관람시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된다. 숲 해설사와 동반 관람은 단체 10명 이상 예약시 가능하다. 전화 ☏225-7079로 예약할 수 있으며 해설사 동반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11시 30분, 오후 3~4시이다. 창원수목원은 옛 삼동공원에 자리 잡다 보니 기존의 공원 이용에 익숙했던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공원의 식생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지만 수목원의 나무나 꽃을 꺾거나 훼손하는 일은 금물이다. 특히 수목원의 식생에 영향을 줄수 있으므로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등 애완동물의 출입도 금물이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훈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