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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창원 관광의 길’] ⑤ ‘창원 방문객 2000만명’ 다시 도전

어서 와~ 이런 곳 처음이지?… 산·바다·역사 품은 힐링도시

둘레길 따라 걷기·해안선 드라이브

기사입력 : 2020-07-22 21:50:38

2020년 7월 1일. 옛 창원과 마산, 진해가 하나로 합쳐진 지 10년 되는 날이다. 창원시는 이날 시청 앞 광장에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비롯해 기부자, 착한 임대인 등 10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제10회 창원 시민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시민합창단, 인기가수 공연 등 볼거리가 풍성했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드론 300대가 선보이는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깜깜한 밤하늘에 ‘하나의 창원’이라는 글자가 보석처럼 자태를 드러내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진정한 통합을 향한 창원시민의 염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통합창원시 출범 10주년,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물고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로 거듭났지만 심리적 경계는 풀어야 할 숙제로 아직 남아 있다. 시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비전으로 ‘경계 없는 하나의 도시’를 내걸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일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회 창원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하나의 창원’이라는 글자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창원시/
지난 1일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회 창원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하나의 창원’이라는 글자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창원시/

그렇다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관광’은 어떨까? 창원시는 통합으로 다양한 자원과 기반 역량을 갖추면서 지속 가능한 대도시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했다.

문화관광 분야는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특히 두드러졌다. 창원NC파크 야구장 건립, 1인당 공원면적 확대, 지역 3대 축제(진해군항제, K-POP월드페스티벌, 마산국화축제) 활성화, 집트랙 유치, 로봇랜드 개장 등으로 시민 여가 향유 기회가 확대됐다.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용지호수 무빙보트 등 저비용 고효율 관광상품 개발은 물론 장기적으로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지역균형 발전에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이다.

◇‘언택트 힐링 관광지’ 매력 알려야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지역이 만나 이뤄낸 천혜의 산림·해양 자원과 유구한 역사·문화 자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체류형 관광 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창원시에게 ‘전화위복’의 계기를 선물했다.

시는 지난해 창원시정연구원과 함께 효율적인 관광 정책 수립을 위한 ‘창원관광 실태조사’를 했다. 창원 관광에 나선 만 15세 이상 타지역 거주자 1000명에게 질문한 결과 주로 30~50대가 가족, 친구 등과 소규모 개별 여행지로 창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일 일정(83%)으로 방문하는 사람 중 82.4%가 재방문자였다. 자연에서 휴가(75.3%)를 즐기려는 목적이 가장 많았고, 어떤 목적으로 왔든 간에 자연 경관에 가장 만족했다.

여기서 힌트를 얻는다.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한 ‘언택트 관광’, 그러면서 실내가 아닌 탁 트인 자연을 선호하는 ‘힐링 관광’이 떠오르는 시점에 최적의 여행지로 창원 관광자원이 지닌 매력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앞서 ‘둘레길 따라 걷기 좋은 창원’, ‘해안선 따라 드라이브하기 좋은 창원’, ‘근현대 역사탐방’ 등을 주제로 달라진 관광 수요에 부합하는 창원관광 콘텐츠를 소개했다. 창원 방문객 2000만명 유치가 어렵지 않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역시 분명히 드러났다. 잠깐 둘러보다 지나치는 여행이 아니라 한 지역에 수일간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시는 머무르는 관광의 중요성을 깨닫고 타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창원에서 짧게는 사흘간, 길게는 일주일 이상 머물게 하는 ‘창원에서 한 달 살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유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등 비교적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도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당장 급한 불인 침체된 지역 상권 회복은 물론 SNS를 활용한 입소문 효과도 톡톡할 것으로 기대한다.

◇바다 위 미술관, 해양레저 중심도시

그렇다면 창원시는 관광객 발길을 몇 날 며칠 붙잡을 만큼 매력적인 도시일까? 답을 바다에서 찾는다면 창원은 ‘다시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가 분명하다.

통합 시너지는 관광 분야에 특히 주효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324㎞의 긴 해안선이다. 시는 남해안 특유의 리아스식 해안 경관을 십분 활용해 창원의 서쪽 끝자락인 마산합포구 진전면에서 동쪽의 진해구 용원동에 이르는 세계 최장 길이 워터프론트를 2024년까지 조성할 방침이다.

같은 해 진해구 명동에 300척 규모 선박 접안시설과 숙박시설, 클럽하우스 등 마리나 종합시설을 갖춘 거점형 마리나 항만이 들어선다. 인근 진해해양공원 내 활강 시설인 짚트랙·제트보트, 엣지워크와 연계하면 늘어나는 해양레저 수요에 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심리 일원 284만2000㎡에 체류형 가족 휴양지로 조성되는 구산해양관광단지와 인근 로봇랜드까지 엮으면 ‘남해안 관광벨트의 핵심 축’이 완성된다는 것이 창원시의 설명이다.

도시의 관광 경쟁력은 지속 가능한 문화 인프라 수준과 맥락을 같이 한다. 허성무 시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이하 창원관) 유치에 공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가 마산합포구 마산해양신도시 인공섬에 부지 3만3000㎡에 건축 연면적 4만5000㎡,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짓고자 하는 창원관은 수도권·충청권에만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창원에 유치하기 위한 허 시장의 공약 사업이다.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는 물론 ‘예향 도시’ 마산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문화분권을 실현하려는 이른바 ‘일석다조’ 구상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조감도.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조감도.

시는 최근 국내 대표 예술단체인 한국예총, 한국민예총과 ‘창원관 유치를 위한 상호 협력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유치를 염원하는 건의문을 청와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전달해 국내 유일 바다 위 미술관을 향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허성무(가운데) 창원시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협약식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성무(가운데) 창원시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협약식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아울러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문화자치 기반 마련, 창원의 유구한 산업 역사를 재조명하는 산업·노동·역사 박물관 건립 등 문화적인 뼈대를 튼튼히 하는 한편 체험과 힐링이 가능한 창원 관광만의 매력으로 방문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역마다 켜켜이 쌓인 문화·관광 기반 역량을 결집해 보이지 않는 경계를 허물고 노력한다면 방문객 2000만 명을 달성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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