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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160) 멀리(몰리), 선상, 샘

기사입력 : 2020-07-24 08:09:31

△서울 : 최근 김해의 고등학교와 창녕의 중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잖아. 그런데다 두 학교에 몰래 설치된 불법 카메라는 그 학교에 근무하는 현직 남자 교사가 설치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더라고.

▲경남 : 선상이 핵조 화장실에다가 불법 카메라로 설치했다 카이 참말로 얼척없다. 믿을 사램이 없는 기라. 인자 눌로 믿고 아아들 핵조 보내야 되노.

△서울 : 이 얘기를 듣고 분노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야. 이번 학교 몰카와 관련해 학부모는 물론이고 여성단체와 교육단체에서 강력한 처벌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집회도 열었잖아. 이런 상황에 통영에서 현직 해양경찰관이 대학교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옆 칸의 여성을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해 붙잡혔대. 시민을 지켜야 할 경찰이 그랬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그런데 ‘선상’은 ‘선생’을 말하는 거 맞지?

▲경남 : 하모, 선상은 선생의 겡남말이다. 그라고 선생님은 ‘샘(새앰)’이라 칸다. “김 샘”, “박 샘”, “허 샘” 이래 부른다 아이가. ‘샘들은 벌시로 다 오싰다’ 이래도 카고. 선상이 화장실서 멀리 사진을 찍었다 카는 기 말이 되나. 지대로 된 대책을 시아야지.

△서울 : 3년 전에도 창원의 모 여고에서 교사가 교실에 몰카를 설치해 말썽이 있었잖아. 이때 도교육청에서 근본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는데 이게 제대로 안됐대. 그리고 지난 5월에는 마산의 초등학교 여자 화장실에 남자 중학생이 침입해 불법 촬영을 한 것도 보고가 안돼 도교육청이 한참 동안 몰랐다더라. 그건 그렇고 ‘멀리’가 무슨 뜻이야?

▲경남 : ‘멀리’는 ‘몰래’의 겡남말이다. ‘몰리’라꼬도 마이 카고, ‘몰기’라고도 카지. ‘멀리 무울라 카모 안 덴다이’, ‘몰리 할라꼬 기벨(기별)로 안 했어 이래 카지.

△서울 : 이번 일을 계기로 불법 촬영을 막을 근본 대책을 만들어 학교뿐만 아니라 어디서라도 멀리 사진을 찍는 게 사라지도록 해야지.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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