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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보이는 손, 보이지 않는 손 - 조윤제 (경제팀장)

기사입력 : 2020-07-27 21:08:10

#보이는 손=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과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과 전국의 주요도시 집값이 들썩한다. 도내는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로 투자처를 잃은 부동산법인들과 외지인들이 창원 등 주요도시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이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은 행정수도 이전문제와 그린벨트 해제 여부, 태릉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 부지 개발 등이 정부와 여권에서 연일 언급되면서 이와 관련한 부동산들이 핫이슈다.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종시에는 아파트 매물이 실종되고, 호가도 일제히 10~20% 올랐다.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던 이 정부가 집권 3년이 넘도록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무려 스물두 번이란다. 현재 집권 3년을 조금 넘겼으니 한 해에 대략 일곱 번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셈이다. 정책이 효과 없으면 추가 대책으로 보완할 수 있겠지만,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손길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취득세, 양도세, 보유세를 모두 올리면서 강력히 규제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월세와 임대료를 올리면서 정부의 규제 손길에 대항하는 형국이다.

#보이지 않는 손= 시장경제의 여러가지 긍정·부정을 이야기할 때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말을 항상 끄집어낸다. 이 말은 경제학의 아버지라 일컫는 애덤 스미스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가격’은 외부의 간섭없이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고, 이에 따라 공급과 수요를 결정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시장경제는 정부의 규제라는 ‘보이는 손’보다 자율적 경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더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이 논리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다. 결국 스미스는 자유주의 시장은 생산자가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방과 법 집행 이외에 가격통제와 진입장벽과 같은 경쟁적 시장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데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정부가 펼치고 있는 각종 부동산 정책을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입해보면 정부가 시장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함에 따라 시장이 왜곡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맞잡는 손= 200여년 전 만들어진 이론을 21세기 현실에 대입하는 게 다소 무리일지 모른다. 애덤 스미스가 살던 당시는 지금처럼 산업화가 초미세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독과점과 같은 병폐도 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수도권 과밀화 문제와 이로 인한 부동산 문제는 그 당시와 차원이 다른 규모성과 복잡성을 안고 있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스미스의 말을 상기해 보면 정부의 기능과 규제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제기된다. 특히 스미스가 설파한 이 말,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가 아니라 이들이 자신의 이익, 즉 돈벌이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곱씹을수록 정부가 정육점과 양조장과 빵집이 많이 생기도록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 징수에 골몰하기보다 출구를 열어주고, 신규 공급을 더 늘려 시장의 교란을 막는 정책에 더 골몰해야 한다.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이 서로 맞잡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더 발전시키길 기대해 본다.

조윤제 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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