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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 경남 자동차 부품업계 현황과 전망

휘발유·엔진시대 지나 전기·배터리시대 진입

기사입력 : 2020-07-27 21:08:07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산업도 고전 중이다. 경남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가 산재한 지역으로, 자동차 산업의 업황은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울산본부·경남본부가 발표한 ‘울산·경남지역 자동차 부품업 특징 및 발전방안’을 통해 최근 자동차 부품업계의 환경변화와 함께 대비점 등을 알아본다.

◇국내외 자동차산업의 부진= 코로나19 사태는 자동차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0년 1~5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21.5%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약 3.8%(201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GM 창원공장의 2019년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시장인 미국, 중국의 성장 둔화로 자동차 산업의 전체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특히 이러한 저성장·저수익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급감할 전망이다.


◇친환경·미래차로의 패러다임 변화= 국내외 자동차업계는 각국 환경규제 강화, 저성장·저수익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차량공유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0년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2019년 세계 자동차시장의 2.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국 자동차업계는 기술력 확보와 주도권 선점을 위해 동종·이종업계와의 합종연횡, 기술개발 투자,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정부의 정책지원도 활발하다.

◇필요한 부품도 달라진다= 자동차 부품 수요 또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업계 내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엔진과 파워트레인 중심의 전통적인 내연기관에서 인공지능·자율주행·배터리 중심의 ‘움직이는 IT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기계부품 수요가 감소하는 대신 전기장치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새로운 기술기반 부품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모터·반도체 등의 전장 품목과 경량화 소재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내연기관의 엔진 유관 기업, 클러치,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유관 기업은 사업축소와 수익성 악화 위험이 내재해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수직에서 수평적 구조로= 기존 완성차-부품사간의 구조도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ICT기업(반도체, 배터리, SW 등)과 OS 플랫폼기업(자율주행) 등 새로운 시장참여자가 유입되면서, 완성차-부품사 간의 폐쇄적 수직적 구조가 완성차-부품사-IT-플랫폼기업 등으로 구성된 기능적·수평적 구조로 변화한다는 의미다.

◇도내 자동차 부품업 현황= 경남의 자동차산업(부품업 포함)이 지역 내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다. 통계청의 2018년 광업·제조업조사에 따르면 경남지역 자동차 부품업은 부가가치 기준으로 전국 자동차 부품업의17.0%(사업체 수는 17.0%, 종사자 수는 13.8%)를 차지한다. 수출은 중국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북미지역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중국 수출이 큰 폭 감소했으나 2019년 기준 여전히 3위를 유지하고 있고 멕시코, 미국, 우즈베키스탄, 독일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지역 1차 협력업체 납품구조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차 협력업체의 28%가 전속협력업체에 해당되며, 한국GM과 르노삼성 전속협력업체 비중은 각각 30.4%, 47.8%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GM과 르노삼성 생산공장이 지리적으로 창원과 부산에 위치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gm
한국GM 창원공장.

◇도내 자동차 부품업 특징= 경남의 자동차 부품업의 특징은 ‘경제 위기 발생에 따른 생산과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2008 금융위기와 사스와 메르스 확산 전후의 사례를 살펴볼 때, 경남지역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생산은 대체로 위기 발생 4개월 후에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경우 2020년 5월 현재 사스나 금융위기 후 수준의 감소폭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대상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수출의 회복이 더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에 비해 높은 차입금 의존도와 낮은 재무안정성’도 특징이다. 경남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부채비율, 순차입금의존도가 모두 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GM 및 쌍용 납품업체 중 재무안정성이 낮은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될 우려를 안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 부족 및 친환경·미래차로의 구조변화 대비 미흡’도 특징이다. 자동차 부품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수도권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으로, 격차는 매년 커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19.9%가 내연기관 관련된 동력 발생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시장 변화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gm
한국GM 창원공장.

◇수평적 네트워크 확장해야= 한국은행은 도내 자동차 부품업 발전방안으로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수평적 네트워크 확장’을 첫째로 꼽았다. 자동차산업 환경이 수직적, 폐쇄적 네트워크에서 수평적, 개방적 네트워크로 변화함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완성차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완화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과 협업해 기술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출 다각화 등을 통한 가격협상력 개선’도 제시했다.기존의 단일 완성차업체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확보했던 전속협력업체들이 매출처를 다각화하고, 단순 OEM기업을 탈피해 완성차업체 대비 가격협상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M&A 유도를 통해 기존의 생산품 및 공급처 다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기업들에게 부족한 정보 관련 역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비와 미래차로의 사업 전환= 코로나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속적인 금융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가능성과 기술혁신 계획이 있는 업체들 위주의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남의 경우 완성차업체인 한국GM의 부진으로 동 업체 납품기업에 대한 단기 운전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친환경·미래차 관련 부품으로의 사업전환 및 구조개편을 위한 연구개발(R&D)사업 확대’도 과제로 제시했다. 배터리, 센서 및 전장부품 등 미래차 관련 유망부품으로의 사업전환이나 기존부품의 경량화·초소형화 등 성능과 활용도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차 기술혁신이 수시로 일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최신 기술 동향 및 변화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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