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고파] ‘공인인증서’ 그 후엔- 김종민 (문화생활팀 차장)

기사입력 : 2020-07-31 08:10:41

요즘처럼 온라인화 된 사회에서 ‘공인인증서’는 불편하다. 인터넷 뱅킹을 할 때도, 연말정산을 할 때도 공인인증서 확인이 필요하다. 물론 나도 내 이름으로 된 공인인증서를 쓴다. 아니 내 아내가 대신 쓴다. 결혼 전엔 ‘내 코가 석자’라고 이리저리 쓸 데가 많다보니 나름 잘 활용했고, 결혼 후엔 경제권을 줬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모든 걸 떠넘겼다. 물론 난 지금 불편하지 않지만 아내는 꽤 불편할 것 같다.

▼공인인증서는 21년 전인 지난 199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사이버 공간에서 행하는 거래 등에서 사용자 인증에 필요한 일종의 전자신분증이다. 전자입찰과 인터넷뱅킹을 시작으로 온라인 증권, 보험, 스마트폰뱅킹, 전자세금계산서 등 생활 전반으로 확산됐다. 전자서명 기능이 있어 간단한 서류 발급, 금융서비스 이용을 위해 관공서나 은행에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상으로도 원하는 업무를 볼 수 있는 당시엔 꽤 편리한 제도였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인인증서 폐지가 결정됐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내가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일을 아내에게 떠넘긴 것도 쓰기 불편한 게 큰 이유가 됐었다. 설치하고, 다운받고, USB에 저장하고, 다음 해 또 갱신하고…. 그중 필수적인 ‘액티브X’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고 설치가 까다롭다. 또 시장 독점 문제와 전자서명 수단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최근 ‘핀테크(Fintech)’가 주목받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공인인증서 없이도 송금과 잔액 확인 등 기존 은행 업무가 가능한 기술이다. 한국은 IT 강국을 자처하지만 핀테크 시장에서만큼은 뒤처져 있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거나 e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몸으로 느낀다. 금융결제원은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라 기존 공인인증서의 불만사항들을 전면 개선한 ‘신인증서비스’를 은행권과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서류 쉽게 받고, 내 돈 좀 편하게 쓸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김종민 문화생활팀 차장

  • 김종민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