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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시민불복종’- 김진호(문화생활팀장)

기사입력 : 2020-08-02 20:15:45

‘시민불복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170여년 전 미국에서다. 미국의 사상가 겸 문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년)는 1846년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해 6년 동안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오다 감옥에 수감된뒤 친척의 대납으로 다음 날 풀러난다. 소로는 이날 ‘감방생활’에 대해 2년뒤 강연을 했으며, 그후 1년 뒤 글로 써서 발표한 것이 ‘시민의 불복종’이다.

▼이 책에는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피를 끓게 하는 명문구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역시 감옥이다.”, “당신의 온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 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라. 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세계의 역사를 바꾼 책’에 꼽힌 ‘시민의 불복종’은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며 수감됐던 사건을 통해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 책이다. 이 글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와 20세기 초 남아프리카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간디의 정치, 사회사상에 획기적인 전환을 불렀다. 이후 인권운동가에 영향력을 끼쳤으며, 불의의 권력과 싸우는 수많은 사람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소급적용, 재산세 폭탄 등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자 시민들이 여러 단체를 만들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고 있다. 단체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등 구호와 ‘신발 던지기’ 퍼포먼스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또 ‘나라가 니꺼냐’라는 문구 등으로 ‘실검 챌린지’를 하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견제받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선량한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부르고 있다.

김진호(문화생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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