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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내버스 준공영제, 투명성 확보가 과제다

기사입력 : 2020-08-03 20:42:43

창원시가 내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어제 밝혔다. 최근 시내버스 전면파업을 계기로 혁신적인 대중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창원형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시내버스업체와 지자체가 버스 운행수입을 공동관리하고 적자가 나면 재정으로 메워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전면 시행에 앞서 재정 투명성 확보 등 과제가 많다.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도시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노선개편과 조정 등 운행관리권을 창원시가 갖게 돼 시내버스의 공공성이 높아지고 서비스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돈이다. 적자가 발생하면 시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경우, 첫해 820억원을 지원했으나 2018년에는 5400억원으로 지원금이 눈덩이처럼 늘었다. 부산, 대구 등 준공영제를 도입한 7개 광역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창원시가 지난해 시내버스 운행에 투입한 예산이 664억원인데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시내버스 9개사 중 5개사가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것을 감안할 때 시의 재정 부담은 예측하지 못할 정도다. 부실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준공영제를 시행했다가는 버스업체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다.

준공영제에 앞서 무엇보다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 시스템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그러나 시내버스업체가 올해부터 시행된 ‘통합 산정제’에 반발하면서 행정소송까지 한 것을 보면 재정 투명성 확보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업체 대부분 친인척이 임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다 운수종사자들도 무리한 처우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준공영제를 빌미로 나타날 수 있는 버스업체의 무책임과 방만한 운영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준공영제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