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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낙동강 물문제 협약 1년, ‘안전한 물’ 마실 권리는 (중) 취수원 낙동강의 안전성은

각종 폐수 엎친데 매년 녹조 덮쳐… 식수 안전 ‘빨간불’

공장 등 오염원 포진해 사고 잦아

기사입력 : 2020-08-03 21:13:17

영남권 젖줄이라 불리는 1000만의 취수원, 낙동강은 오늘날 ‘녹조라떼, X물’ 등 듣기 민망한 별칭으로 불리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주변에 산업단지, 축산농가, 농지 등 오염원이 다수 포진해 있는 낙동강은 오염사고에 취약하다.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무기비료 등이 모두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있다.

수년간 산단에서 여러 차례 유해물질 유출·무단방류 사고가 발생했고 매년 유해조류 경보 발령일수가 타 지역에 비해 많다.

이 때문에 낙동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늘 식수 오염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창원시 의창구 본포취수장 앞 낙동강에 녹조가 띠를 형성해 취수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습./경남신문DB/
지난 2018년 7월 창원시 의창구 본포취수장 앞 낙동강에 녹조가 띠를 형성해 취수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습./경남신문DB/

◇역대 낙동강 수질 오염사고= 지난 1991년 3월 경북 구미산업단지 두산전자에서 보관 중이던 독성물질 페놀 원액이 유출돼 낙동강에 유입된 사고가 발생했다.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이다. 밤새 30t의 페놀 원액이 낙동강에 흘러들었다.

2004년에는 환경부가 전국 정수장을 대상으로 미량 유해물질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구미산단의 한 합성 섬유업체에서 고농도 1,4-다이옥산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1,4-다이옥산은 장기간 다량 노출 시 중추신경계 억제나 신장 또는 간 손상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유출사고로 낙동강 본류(왜관철교) 원수의 1,4 다이옥산 측정치 가이드라인을 50㎍/L로 결정했지만 2009년 1월 다시 1,4 다이옥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서 대구지역 정수장 취수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2018년 6월에는 구미 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과불화화합물이 확인되면서 식수 불안을 불렀다. 환경부는 과불화화합물을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했다. 과불화화합물은 동물실험에서 혈액응고 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에도 양산 산막산업단지의 일부 공장이 1,4-다이옥산을 낙동강 하류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적발됐다.

◇현재 낙동강 수질 상태는= 낙동강은 매년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낙동강 녹조는 타 지역 수계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대강 수계 조류경보 발령일수는 낙동강 1857일, 금강 383일, 한강 339일, 영산강 0일이다. 낙동강이 길이 512㎞로 4대강 중 가장 길고 8개 보가 설치돼 유속이 비교적 느린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조류경보 발령일이 타 지역 수계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낙동강 조류경보 발령일을 연도별로 보면 2014년 325일, 2015년 374일, 2016년 313일, 2017년 482일, 2018년 363일이다.

녹조에는 간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함유돼 있어 불안을 높인다. 다만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이 정수과정에서 99% 이상 제거된다고 밝혔다.

수년간 정부와 지자체가 부산 식수 공급을 놓고 다툼하는 사이 낙동강 수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중류, 하류의 취수지점인 성주 용암, 창녕 남지, 양산 물금 지점의 지난 10년간 평균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는 용암 지점 1.6∼2.5㎎/L, 남지 지점 1.7∼2.4㎎/L, 물금 지점 1.5∼2.4㎎/L으로 Ⅱ등급(약간 좋음) 수준이다.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용암 지점 5.5∼7.0㎎/L, 남지 지점 5.0∼7.9㎎/L, 물금 지점 5.7∼6.8㎎/L으로 Ⅲ등급(보통)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강 팔당댐 지점의 BOD는 1.1~1.3㎎/L, 금강 대청댐 지점의 BOD는 0.8~1.0㎎/L, 영산강 주암댐 지점의 BOD는 0.7~1.0㎎/L 수준이다.

COD의 경우 한강 팔당댐 지점은 3.5~3.9㎎/L, 금강 대청댐 지점은 3.8~4.7㎎/L, 영산강 주암댐 지점은 2.7~3.1㎎/L 수준이다.

한편 낙동강유역 취·정수장 시설 현황은 경남 20곳, 부산 6곳, 대구 8곳 등이다.

◇지역민 먹는 물 불안 호소= 잊힐 만하면 터지는 수질오염 사고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수질 때문에 동부경남지역 191만 도민은 먹는 물 불안을 호소한다.

생존권 보호를 위해 식수원인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과 대책 추진 과정 동안 도민 불안을 불식시켜 줄 방안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특히 낙동강 수질 개선에 국가 차원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해에 지역구를 둔 박준호 도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동부경남 도민들은 낙동강 중상류에서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때문에 먹는 물을 불신하고, 수질오염에 노출돼 있어 건강에 대한 우려도 크다”면서 “도민의 식수원수 수질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민 생존권 차원에서 취수원 다각화를 포함한 낙동강 식수원에 대한 국가 차원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질 개선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근본대책과 그 과정에서 도민들이 식수 안전 정보를 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안전한 물 마실 권리 보장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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