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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온라인투표의 새 시대를 향하여- 최혜연(합천군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기사입력 : 2020-08-05 20:10:03

2004년 K사는 새로 출시되는 ‘첵스초코’를 홍보하기 위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첵스초코나라 대통령선거 투표’를 진행하였다. 체키(초코맛)와 차카(파맛)가후보자로 나와 공약을 내세웠고 K사는 당선된 후보자에 따라 맛을 결정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는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파맛’을 ‘차카’라는 나쁜 캐릭터로 설정하여 ‘체키’에 투표하도록 함으로써 초코맛 첵스를 홍보하려고 하는 K사의 마케팅 전략이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어른들이 ‘차카’가 당선되면 ‘파맛’ 첵스를 만드는지 보겠다며 온라인투표의 보안상 허점을 이용해 ‘차카’에 중복투표를 하였고 결국 ‘차카’가 승리하게 된다. 당황한 K사는 ARS투표, 현장투표를 추가해 ‘체키’가 당선되도록 하였다.

위 첵스초코나라 대통령선거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선거의 4대 원칙 중 하나인 1인에게 1표의 투표권이 인정되는 평등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특정 집단은 무려 1인당 평균 213표를 행사하였다. 이러한 첵스초코나라의 부정선거는 선거인명부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종이투표 기반의 공직선거와는 달리 익명의 온라인투표라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온라인투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온라인투표시스템인 케이보팅(K-Voting)은 2013년부터 민간영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개시하여 공공영역에서도 확대 시행되고 있다.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케이보팅(K-Voting)은 중복투표가 불가능하며, 투표가 종료된 후에는 정확한 투표 결과 값이 반영되었는지 후보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검증도 가능하다. 또한 투표관련 데이터가 분산 저장되어 위·변조의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으며 각종 보안기술로 해킹이 방지되어 부정선거 및 조작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켰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코로나와 사투 중이다. 많은 우려를 극복하고 4. 15. 총선은 무사히 치뤘지만 여전히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다수가 모여 선거를 치르기엔 어려움이 많다.

이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투표시스템은 생활 속 민주주의를 실현할 훌륭한 대안이 된다. 선거를 골칫거리로 여기는 대신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복잡해지는 사회 속에서 보다 편하게 한 표의 소중한 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회 선거, 학교도서관 운영시간 연장 찬반투표 등 안건투표, 아파트 동장선거 등 공공영역 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투표시스템(http://www.kvoting.go.kr)을 이용한다면 등록된 선거인들이 모바일, 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다.

최혜연(합천군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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