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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남권 메가시티 구축, 동상이몽 아닌가

기사입력 : 2020-08-05 20:10:16

수도권 과밀화 폐해가 분출하는 이때 영남권 중심의 새 국가 발전축 논의가 시작돼 주목된다.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국가발전 미래성·방향성 측면에도 부합한다. 그동안 본지는 한계상황의 수도권을 대체할 발전 축으로 한반도 동남권을 육성해야 한다고 거듭 제언해왔다. 그런 점에서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관련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의 첫발을 뗐다는 점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의미가 크다.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어제 경남도청에서 제1회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를 열어 ‘영남권 통합 그랜드 메가시티’ 구축 상생협약을 했다. 4개항의 협약서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미래발전방향을 논의하고 낙동강유역 상생발전을 도모해 궁극에는 영남권 거대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협의회에서 5개 시·도지사들은 영남권 통합 발전의 당위를 앞다퉈 쏟아냈다. 초대 회장을 맡은 송철호 울산시장은 “대한민국 발전과 지역발전에 좋은 기회”, 이철우 경북지사는 “수도권 일극체제로 가는 나라를 다극체제로 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는 하나로 뭉치고 협력해야 하는 운명공동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을 만드는 계기”라고 역설했다. 김경수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가 “5개 시·도가 경쟁과 대립체제에서 상생과 협력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선포하고 제2수도권 만들기를 선언하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영남권 통합 그랜드 메가시티’로 가는 길에는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특히 영남권 신공항 입지와 낙동강 물 문제는 반목의 골이 깊게 패인 현안이다. 신공항은 부산시가 가덕도를 고수하면서 대구·경북과 극명한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낙동강 물 문제도 대구-경북, 부산-경남 간 이해관계가 커 갈등이 깊다. 이 현안부터 풀지 못하면 영남권 메가시티 구축은 자칫 동상이몽이 될 수도 있다. 모처럼 영남권이 의기투합했다. 갈등현안을 대승적으로 푸는 작업부터 선행해 해피엔딩으로 결말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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