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중간보고회 무산

“녹조 대책 없고 지역주민 뺀 낙동강 물관리는 안돼”

환경단체·합천주민 강력 반대로

기사입력 : 2020-08-05 21:13:36

환경부가 5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낙동강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 용역 중간보고회’가 합천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환경부는 이날 중간보고회를 통해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 방안과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취수원 다변화 방안 등 연구용역 내용을 지자체, 지역주민, 전문가 등과 공유하고 향후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행사 개최 직전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취수원 이전에 반대하고, 낙동강 보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이 빠진 통합물관리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상을 점거하고 보고회 개최를 막았다.

5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 회원들이 부산·창원·김해·함안의 물 공급을 위한 황강취수장 설치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성승건 기자/
5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 회원들이 부산·창원·김해·함안의 물 공급을 위한 황강취수장 설치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성승건 기자/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수문 개방과 보처리 방안을 이행하지 않은 환경부 장관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환경부 측은 행사장 내부가 혼란하고 질서유지가 되지 않아 중간보고회 개최가 어렵다고 선언하고 향후 온라인과 서면을 통해 보고회를 열고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천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이날 행사 개최 전부터 행사장 밖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 반발했다.

경남과 부산, 울산, 대구·경북지역의 42개 환경단체가 연합한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1시 20분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300만 영남권 국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낙동강 녹조 문제로, 4대강조사평가단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수문 개방 만으로도 녹조 현상 감소와 생태복원이 이뤄짐이 확인됐음에도 환경부의 대책에 수문개방과 보 처리 방안이 제외됐다는 것은 환경부 장관이 해당 사안에 의지가 없음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논의 과정과 의미를 외면하고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시키고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을 대책에서 배제한 것은 낙동강 자연성 회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 지적하며 △환경부 장관 사퇴 △영남 5개 시·도지사의 취·양수시설 개선 협약 △취수원 이전에 앞서 축산폐수·산업폐수·생활하수 무방류 및 고도처리 시행 등을 요구했다.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 등 합천군민 260여명은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추진에 따른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건설 반대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최근 환경부가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에 대한 획기적 대책도 없이 대체 상수원 개발을 통해 부산·경남에 물을 공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합천군민들은 합천댐 건설 이후 황강의 하상 저하와 수량 감소 등으로 이미 농업용수 공급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부에서는 이해당사자인 합천군민의 동의 없이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장으로 개발해 하루 45만t의 식수를 부산과 동부경남에 공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원으로 하는 것은 합천군의 중심산업인 농·축산업을 짓밟는 것이고,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을 포기하는 정책이다”며 “우리 합천군민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 군민 동의 없는 황강 하류 광역 취수장 개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부에 △낙동강 통합물관리 계획 전면 재검토 △황강 하류 광역 취수장 개발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한얼·김희진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한얼,김희진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