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호주 (13)
100년전 증기기관차 타고 칙칙폭폭 시간여행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의 꼬마기관차의 모델이기도 했던 퍼핑 빌리의 기관차는 호주 단데농 마운틴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기차다.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보존이 잘 된 증기기관차로, 1970년대 산사태로 폐쇄의 길로에 섰다가 여행객의 관심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재개되었다. 지금도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만화영화 ‘토마스와 친구들’의 주인공 토마스의 모티브가 된 퍼핑 빌리의 증기기관차.
멜버른에서 트레인을 타고 벨그레이브역으로 가면 되고,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구글 지도에서 단데농을 치니까 퍼핑빌리랑 너무 멀었다. 구글 지도에서 알려주는 것 말고 인포메이션에 물어보고 출발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기차표도 2017년 당시 54달러였으니 결코 싸지는 않지만 그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출발할 때는 창가에 앉아서 출발했으나 계속 창가에 걸터앉다 보니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또 여름에 갔지만 바람이 세고 차서 너무 추웠다. 꼭 겉옷을 챙겨서 가자. 몇 년 전 큰 사고로 인해 이제는 창가에 앉아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퍼핑 빌리의 큰 묘미였는데 안전사고로 인해 못하게 된 것은 좀 많이 아쉽다.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의 묘미인 창가에 걸터앉기. 사고 후 지금은 불가능하다.
아름다운 퍼핑 빌리 기관차와 단데농 마운틴의 풍경.
구간 구간 정차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그때 꼭 사진을 많이 찍도록 하자. 구간마다 다른 느낌의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조금만 적극적이라면 직원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도 잘 찍어준다고 한다. 창밖을 잘 보다 보면 퍼핑빌리 엽서구간도 찾을 수 있는데, 사실 날 좋을 때 잘 찍는다면 엽서보다 내가 찍은 사진이 더 예쁠 수도 있다. 세월의 흔적이 가장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카메라를 갖다 대는 족족 작품을 만들어 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도 들었고, 또 토마스를 생각하다 보니 정말 만화 속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시간도 많이 흘러서 도착하니 저녁이었다. 즐겁게 놀고나니 감기기운이 올라와 밥 먹고 약 먹은 뒤 바로 잠들었다. 퍼핑 빌리는 어른이든 아이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였다.
호주의 여름은 낮에는 굉장히 덥지만 밤이 되면 선선해지기 때문에 한국에서 필히 긴 겉옷과 감기약을 챙겨가야 한다. 여행에서 아프게 되면 일정에 굉장한 차질이 생기게 되고 또 마음편히 쉬지 못해 몸도 마음도 불편해진다. 오늘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드니로 이동하는 날이였다. 몸이 무거워서 힘들긴하지만 이동하면서 푹 자고 컨디션 회복을 하면 시드니로 넘어가 다시 즐겁게 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최대한 두껍게 옷을 입고 호주하면 커피라고 할 정도로 커피도 유명하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러 가려고 했으나, 코가 막혀 냄새가 잘 안맡아져 다음에 가보기로 했다. 커피는 맛도 맛이지만 향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보러 간 곳은 오페라 하우스이다. 오페라 하우스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와…진짜 아름답다’였다. 솔직히 나는 에펠탑보다 좋았다. 에펠탑을 처음 봤을 때 사진보다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페라 하우스는 생각보다 훨씬 예뻤다. 얼른 밤이 되어 야경을 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비가 와서 날씨가 별로 안 좋았음에도 이렇게 예쁘면 날 좋을 때는 더 예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하얀색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얗다기보다는 좀 노랬다. 베이지나 아이보리색에 가까웠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전경.
의외였던 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굉장히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사진 찍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따로 담으려고 했는데 항상 같이 걸쳐져서 따로 찍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또 함께 찍으니 더 아름답기도 했다. 이 장면을 혼자 보기 아까워 가족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옆에 지나가던 아저씨가 한국을 좋아한다고 하셔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K-pop 뿐만 아니라 K-drama도 이제는 문화가 되어 유명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랑스러웠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외국에 나오게 되면 훨씬 더 애국심이 커지는 것 같다. 나의 작은 바람 중 하나는 언젠가 영어대신 사람들이 한국어를 공용어로 썼으면 좋겠다.
하버브릿지와 그 사이로 보이는 오페라하우스.
구경을 좀 하다가 차이나타운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다보니 위쪽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다보니 하버브릿지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하버브릿지로 올라가 걸으면서 오페라 하우스를 봤다. 처음에는 다리를 다 건널 생각이 없었는데 구경하다 보니 다리 끝까지 가버렸다. 다리 끝 쪽엔 시드니 루나파크도 있어서 간 김에 루나파크도 가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시드니의 루나파크와 멜버른의 루나파크 입구 모양이 똑같았다. 근데 날이 또 40도 까지 올라가서 너무너무 더웠다. 그나마 호주의 이 더위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맥도날드 프로즌코크이므로 우리는 다시 맥도날드를 향해 갔다.
시드니 루나파크 입구.
루나파크의 명물인 알록달록 관람차.
더위를 먹을 만큼 먹은 뒤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면서 다시 더위를 식혔다. 오늘은 숙소에서 무비데이라며 피자를 준다고 해서 저녁으로 피자를 먹었다. 보통 호스텔이나 게하에서 파티를 하면 일정 금액을 내고 같이 즐기는데 신기하게 이 숙소는 무료로 피자를 양껏 제공해 주었다. 덕분에 피자를 먹으며 영화를 봤다. 사실, 자막 없이 봐야 해서 영화를 본다기보다 피자를 먹기 위해 영화를 봤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여행이 길어지면서 체력도 바닥나고 있었다. 오늘은 오페라 하우스 야경을 보러 가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잠들어버렸다.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