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마산 번화가 상습 주취자 골머리

노숙하며 종일 술판… 마산 번화가 ‘주취자와의 전쟁’

합성·오동동 수년째 주취 소란

기사입력 : 2020-08-06 20:53:36

마산지역 번화가에서 수년째 노숙인·부랑자 등 상습 주취자들의 소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찰과 행정당국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6일 오전 10시 20분께 창원시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 이곳 대합실에는 타지에서 오는 지인을 기다리거나 소나기를 피해 걸음을 멈춘 시민들로 붐볐다.

대합실 밖 버스가 정차하는 곳으로 나가보니 4명의 노숙인이 에어컨 실외기 앞에 자리 잡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있던 노숙인 중 일부는 흐트러진 옷매무새에 속살이 노출돼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그 옆으로는 2명의 노숙인이 드러누워 자고 있었다.

6일 오전 창원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주취자들.
6일 오전 창원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주취자들.
6일 오전 창원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자고 있는 주취자들.
6일 오전 창원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자고 있는 주취자들.

기자와 동행한 경찰이 현장에서 “술을 마시거나 소란 피우지 말라”고 주의를 주자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술판을 접는 분위기였지만, 이미 만취한 것으로 보이는 노숙인 한 명은 경찰복을 입지 않은 기자에게 “너는 누구냐”며 삿대질과 함께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일 낮 12시께 찾은 오동동 문화광장에서도 주취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오동동 문화광장은 창원시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1년부터 조성사업이 추진돼 216억원을 들여 2016년 준공한 문화광장이지만, 3~4년째 상습 주취자들의 소란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다니는 ‘주취자 광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오동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조모씨는 “매일 오전부터 주취자들이 상습적으로 술을 마신다. 얼마 전에는 여자 2명이 지나가는데도 아랑곳 않고 노상방뇨를 했다. 경찰이나 창원시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숙인·부랑자·알코올 중독자 등 상습 주취자 문제는 몇 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신고를 해도 개선 여지가 없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9일 오전 5시께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한 노숙인이 다른 노숙인과 술을 마시는 도중 피를 토하고 사망하는 일이 생겨 이들을 방치하지 말고 치료 재활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창원시도 이러한 민원을 인지하고 있지만, 주취소란 근절 등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에서 노숙인·부랑자에 대한 지원은 하되 강제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시에서 시립복지원과 함께 주 3회 노숙인 대상 찾아가는 상담을 하고 있고, 각 구청에서도 주 1회씩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과정에 노숙인들에 대해 시설·자활기관 연계 등 할 수 있는 지원은 다해주고 있지만 본인 자활 의사가 없으면 강제로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특히 주취 난동·소란 등은 경찰이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주취자들이 형사처벌 대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현장에서 이격하거나 경범스티커를 발부하는 수밖에 없어 대응에 한계가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대책은 한계가 있으니 이들에게 스티커를 발부하거나 처벌만 할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 정부와 연계해 알코올 사용 장애를 치료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 이한얼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