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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하지불안증후군 스트레칭으로 예방

기사입력 : 2020-08-10 08:02:18
김 도 형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교수
김도형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교수)

한 달 넘게 이어졌던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밤까지 이어지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잠들기 전 다리가 저리는 등 불쾌한 느낌이 드는 하지불안증후군까지 더해지면 수면의 질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치매 등의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발생하는 불쾌한 감각으로, 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충동을 느끼는 질환이다. 주로 낮보다는 밤에, 휴식을 취하는 중에 증상이 주로 발생한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호소하는 불쾌한 감각은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쑤시고 따끔거림’, ‘타는 듯하거나 전기가 오는 느낌’, ‘가려움’ 등 다양하다. 이러한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 환자들은 다리를 움직이곤 하는데, 움직이고 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른 질환 없이 생긴 원발성 하지불안증후군과 다른 질환에 동반되어 생긴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대부분은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원발성에 속하며, 환자 절반 이상이 유전성으로 나타났다. 이차성의 원인으로는 철분 부족이 가장 흔하며 만성신부전, 임신 등도 원인이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필수 진단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불편하거나 불쾌한 느낌이 동반된다. 둘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쉴 때, 누워 있을 때, 앉아 있을 때와 같이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더 악화한다. 셋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움직임에 따라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완화된다. 마지막으로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낮보다 저녁이나 밤에 더 악화하거나 발생해야 진단할 수 있다. 이외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당뇨병과 신장 기능, 철분 검사를 하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로 나뉠 수 있다. 비약물적 치료는 원인이 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술, 약물(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항정신병약)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커피, 녹차, 탄산음료, 초콜릿 등)를 피하고 잠자리 환경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 좋다. 샤워나 족욕, 걷기, 스트레칭, 다리 마사지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약물적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도파민계 약물이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증상 악화 현상과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항경련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증상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철분 결핍이 있으면 경구용 철분제나 주사용 철분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주사용 철분제가 효과가 더 좋을 수 있으나,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반응으로 나타나는 과민반응) 쇼크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무더운 여름, 실내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햇볕을 쬐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도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 습관을 지녀 줄여야 한다. 그리고 평소 혈액 생성 및 철분 흡수를 돕는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 된다.

김도형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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