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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동군 특별재난지역 선포 서둘러라

기사입력 : 2020-08-10 20:22:19

기록적인 폭우로 30여년 만에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하동 ‘화개장터’가 물에 잠겨 초토화됐다.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케하고 있다. 상인들은 주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아수라장이 된 삶의 터전에서 망연자실도 잠시 다시 살길을 찾기 위해 수해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화재 발생으로 장터가 모두 불타 겨우 안정을 찾아 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수마까지 들이닥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화개장터 상가 115동과 주변 상가 80여동이 모두 잠겼고, 상인과 주민 130여 명이 인근 중학교와 초등학교, 친척집 등으로 대피해 불편한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7~8일 이틀 동안 화개장터가 있는 화개면에는 무려 429mm의 물폭탄이 쏟아진데다 계곡물 만조 등이 겹쳐 물에 잠겼다는 것이다. 화개장터가 침수사태를 겪은 것은 지난 1988년 이후 32년 만이다. 이번 장마로 도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장소다. 또 화개면뿐만 아니라 악양면, 적량면, 하동읍 등에서 220여동의 주택과 상가, 농경지 74.4ha가 침수됐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전날 하동지역에 내린 홍수주의보를 8일 오전 7시50분을 기해 홍수경보로 변경 발령했다. 그런데도 하동 상류인 섬진강댐과 주암댐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섬진강 하동 방면 수량이 급격히 불어나 장터로 물이 흘러들었다.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경수 지사는 지난 9일 화개장터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윤상기 군수에게 “복구가 최우선이다. 도에서 지원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지원하고, 화개 같은 경우는 큰 피해를 입었는데 다른 지역과 묶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한지 점검되는 대로 중앙정부에 빠르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하동군 재정능력으로는 수습이 어렵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게 되면 피해 복구비의 50%를 국비에서 지원하게 된다. 경남도는 하동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조속히 선포되도록 서둘러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침수 원인을 밝혀내 다시는 상인들이 울먹이는 일이 없도록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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