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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 키운 건강한 닭은 계란도 건강하지요”

동물복지 유정란 농장의 핫플-‘의령농원’ 가보니

자유롭게 닭 키우는 ‘평사방식’사육

기사입력 : 2020-08-12 21:31:14

우리 주변에서 보는 양계장은 대부분 닭을 한마리식 조그만 케이지에 가두워서 키운다. 닭이 운동을 하는 등 닭의 건강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와 반대로 닭이 건강한 상태에서 계란을 낳도록 땅바닥에 풀어 놓고 대량으로 키우는 곳도 일부 있다.

의령군 지정면 두곡리 소재 의령농원(대표 박수민)은 양계를 위한 각종 최신 시스템을 갖추고 1만 수가 넘는 닭을 평사(풀어 놓고 키우는 것) 방식으로 사육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으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령군 지정면 두곡리에 있는 동물복지 농장 ‘의령농원’의 닭들이 계사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의령군 지정면 두곡리에 있는 동물복지 농장 ‘의령농원’의 닭들이 계사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의령농원은 지난 2015년 4월 3만9669㎡(1만2000평) 부지에 1057㎡(320평) 계사 2동에 각각 6000수 입식으로 유정란을 시작했다. 2017년도에 320평 계사 1동을 증축해 현재 총 3동 1만8000수를 사육하고 있다. 각동의 크기는 폭 13m, 길이 84m로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은 양계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인 2016년 8월 의령·함안·합천 등 인근에서 1호 동물복지 유정란 농장으로 지정됐다. 동물복지 유정란 인증을 받기 위해선 평사 사육을 하면서 수탉 1마리당 암탉 15마리 비율을 비롯, 횟대 설치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신선한 유정란 생산을 위해 건강한 닭의 전제조건인 셈이다.

의령농원 전경.
의령농원 전경.

과학시스템도 접목시켰다. 대부분의 유정란 농장이 비닐하우스 또는 가설건축물 형태를 지녔고 사료의 급이에서 급수까지 수작업으로 한다. 하지만 이곳은 자동화되어 하루에 섭취되는 사료의 양과 음수량이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기록된다. 현재 닭들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계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도 컴퓨터로 조절한다. 계사 내부의 공기환경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해서 24시간 내내 계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에 연동해 대형펜을 이용해 신선한 공기를 계사 내부로 불어넣어 주고 있다. 닭들이 깨끗한 공기를 호흡함으로써 먼지 등으로 생길 수 있는 호흡기성 질병을 막을 수 있다.

여름철 고온기에는 쿨링패드를 이용해 계사 내부의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한다. 닭의 체온은 약 40℃를 조금 넘어 고온기에 매우 힘들어 한다.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 죽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닭의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유정란의 품질 또한 좋지 않게 된다.

사료도 가루를 사용하면 활동량이 많은 닭들의 영양 불균형이 우려 때문에 각종 영양소를 압착해서 넣은 펠릿사료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통해 닭들이 사료를 파헤치며 발생하는 버려지는 사료 감소로 생산비가 절감되고, 닭들의 균일도가 상승하면서 전체 계군 관리가 용이해졌다. 여기에 농학 박사(원예 전공)인 박 대표만의 ‘메리골드 사료’가 함께하면서 의령농원의 가치가 향상됐다. 특허를 받은 ‘메리골드 사료’는 카로티노이드(인체에 꼭 필요한 루테인과 프로비타민A가 함유된 물질) 성분을 함유한다. 직접 키운 메리골드를 건조해 주령과 계절에 따라 비율을 맞춰 닭에게 주고 있다.

박수민 대표.
박수민 대표.

잦은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도 특이히다.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이곳에선 자연에서 나는 식물들을 활용해 극복하고 있다. 평소에 강황(항염 향균 작용), 감초(소화기 호흡기 질환 개선), 황금(한약재, 천연 항생제 역할)을 먹이고 있다. 강황은 사람이 먹는 동일한 것을 사료에 일정 비율로 섞어서, 감초와 황금은 달여서 먹이고 있다.

이와 함께 동물복지 농장 중 드물게 식용란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았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최신 선별기를 들였으며 UV 살균기, 파각기(미세한 금을 찾아내는 검사장비), 혈란과 부패란을 선별하는 이상란 검출기를 통해 질 좋은 품질의 계란만 유통한다.

현재 하루 생산되는 1만2000~1만5000개의 계란의 절반은 대형마트를 통해 소비되고 있다. 나머지는 택배, 동네마트, 일반가정 직거래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대형마트 비중을 30% 정도로 줄이고 일반 소비를 늘리는 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일반 계란에 비해 비싼 동물복지 유정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판로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농장의 이름이 알려지고 소비자의 인식도 바뀌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용 기자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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