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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해안 양식장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해야

기사입력 : 2020-08-13 20:16:03

긴 장마가 도내 양식어장에도 심각한 재앙을 불러왔다. 현재 창원 진동·거제·통영·고성 등 남해안 양식장에서 홍합·굴·멍게·미더덕 등의 줄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심한 곳은 벌써 90% 이상이 죽었다. 집중호우로 육상에서 대규모 담수가 유입되고 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덮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예년에도 지금 시기 양식장 소규모 폐사는 있었지만 올해처럼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어민들 설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진해만에서만 전체 양식면적 2229ha의 25.7%가 피해를 입었다. 품종별로는 홍합 159건, 굴 135건, 멍게 78건, 미더덕 12건, 가리비 6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창원 139건, 거제 175건, 고성 71건, 통영 5건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이 시간에도 폐사가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도에서도 앞으로 피해가 더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도내 양식장은 지금 악취로 진동하고 있다. 엄청난 개체의 죽은 어패류가 진물을 흘리며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피해가 올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식장에선 지금부터 바다 속 치패를 채묘해 내년을 준비해야 하지만 모두 폐사해버려 그마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점은 빨라도 2022년 가을은 돼야 한다고 어민들은 말한다. 당장 양식장비를 수거해 폐사덩어리를 털어내야 하지만 비용이 없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수협 보험도 태풍·강풍 피해만 대상이고 빈산소수괴는 적용이 안 돼 난감하다고 토로한다. 현재로선 순전히 어민들 스스로 감당해야할 몫이다. 그래서 정책당국만 쳐다보면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도와 관할 시·군은 어민 입장에서 피해 조사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식시설 철거 비용과 인력 지원 방안이 없는지 살펴보고, 정책자금 등 대출금 원금 상환기일 연기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도내 여야 정치인들도 일회성 현장방문에만 그치지 말고 실효적 대책 마련에 혼신을 다해주기 바란다. 바다만 바라보고 생업을 지탱해온 어민들이 자연재해로 삶의 의욕이 꺾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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