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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밀양 ‘꿈의 정원’ 만든 이헌만씨

10년간 손으로 하나하나 심은 꿈, 정원이 되다

서울서 사업하다 10여년전 귀향

기사입력 : 2020-09-16 21:10:16
밀양에서 ‘꿈의 정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헌만씨. ‘꿈의 정원’은 나무와 꽃, 수석 300여종이 있는 분재식물원이다.
밀양에서 ‘꿈의 정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헌만씨. ‘꿈의 정원’은 나무와 꽃, 수석 300여종이 있는 분재식물원이다.

밀양에서 표충사 방면으로 가다 보면 단장면 표충로 154에 꿈의 정원이 나온다. 이곳은 이헌만(62)씨가 지난 1980년도 서울에서 실내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귀향해 무려 10여 년 동안 자연 힐링공원으로 가꾸어 온 곳이다.

이 대표는 20대부터 귀향해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어서 고향에 지인들과 함께 소박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분재를 키우고 야생화를 심으며 수석을 수집해 가꾸어 왔다.

분재식물원인 꿈의 정원은 이 대표가 사재를 털어 다양한 꽃과 나무, 수석 등이 조성해 분재애호가는 물론 많은 시민의 관심을 모으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정원은 6만6000㎡ 규모에 백년이 넘은 아름다운 분재로 울타리가 이뤄져 있다. 300종 이상의 나무와 꽃, 풀들이 자라는 정원은 이씨가 하나하나 손으로 가꾸고 키워 온 것들이다. 힐링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희귀 수석들과 야생화들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느릅나무, 벌나무, 소사나무, 병꽃나무는 물론 각종 희귀 품종이 가득한 분재원에는 마치 분재 작품 전시회를 연상시킬 정도로 멋진 분재가 많아 분재 작품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는 꽃이 좋아 10년 전부터 땅을 구입하고 분재 작품과 수석을 전국에서 구입해 오고 있다. 충북 단양에서 수집한 수석도 상당수 정원에 마련돼 있다.

분재원에는 꽃과 나무뿐만 아니라 목각 공예품과 도자기도 전시돼 다양한 볼거리로 발길을 붙잡는다. 또 도자체험도 할 수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체험의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3982㎡ 되는 넓은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주차가 편리하다.

서울에서 제조업을 하다가 IMF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그는 10년 전에 귀향해 이곳 단장면에 야생화를 가꾸기 시작했다. 지금은 밀양아리랑초목회 회장을 맡아 야생화를 가꾸는 동호인들과 함께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야생화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꿈의 정원 내부의 분재들.
꿈의 정원 내부의 분재들.

전국서 나무·야생화·수석 수집

지난해 5월 ‘꿈의 정원’ 문 열어

직접 땅파고 일구며 정원 조성

현재 식재된 식물만 300여종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지금껏 장비없이 손으로만 가꿔


지난해 5월 정식으로 문을 열고 야생화뿐만 아니라 유치원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가꾸기 위해 타조와 희귀 닭, 공작새, 앵무새도 키우면서 수준 높은 힐링장소로 가꾸어 가는데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아름다운 정원에서 힐링하기 위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 정원은 밀양 최고의 자연농원으로 인정 받으면서 이씨의 귀향의 꿈이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는 천막지 제조업과 인테리어업을 했다. 천막 원단을 생산해 일본 등으로 수출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보냈지만 고향으로 내려와 정원을 가꾸면서 악화된 건강도 회복하고 지금은 매일매일이 새로 태어난 듯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씨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순수한 땀방울이 아름다운 야생화처럼 활짝 피어나고 꿈의 정원이 힐링 장소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밀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씨는 “그동안 정원을 가꾸면서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손으로만 정원을 만들었다”며 “장비를 사용하면 풀들이 장비에 밟혀서 죽어버리기 때문에 복원하는데 2~3년이 걸린다.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하는 게 최대한 자연을 살리면서 정원을 가꾸는 일이라 힘이 들지만 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원에 있는 모든 나무와 풀들은 원래부터 있던 것들이거나 아니면 가지를 하나 꺾어 와서 심어 지금의 모양대로 키운 것이라고 했다.

꿈의 정원에는 바위라고 하기는 좀 작은 중간 크기의 돌들이 많다. 그런데 그 돌마다 나무들이 자란다. 느릅나무가 가장 많은데 그 돌 틈에 느릅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이씨는 그 느릅나무 하나하나를 분재를 만드는 정성으로 가꾸고 있다. 꿈의 정원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정원으로 만들어 후대에 남겨주는 게 그의 꿈이다.


타조·공작새·토끼 등 키우고

도자·목각 공예품 전시도 마련

앞으로 농업회사 법인 설립해

힐링·체험 동시에 제공할 계획


이씨는 고향인 밀양 풍토에 맞는 관광자원이 무엇일까를 오랫 동안 고민한 끝에 10여년 전에 분재 관광자원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정원은 한 사람의 집념이 만들어 낸 걸작이다.

분재정원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굳힌 이씨는 잡목과 잡초, 돌무더기와 가시덩굴로 덮혀 황무지에 지나지 않았던 토지를 괭이와 삽으로 손수 파서 일구고 잡석을 골라 날라서 울타리를 만들었다. 이어 잡목과 잡초를 뽑아낸 자리를 평탄하게 작업해 나무를 심고, 나무를 심고 난 다음에는 그 둘레에 잔디를 파종해 키우고, 어지럽게 뒹굴고 제멋대로 땅에 박혀 있던 돌들을 하나하나 파 날랐다.

국내 최고의 관광자원 하나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 365일을 쉬지 않고 자연과 씨름을 하는 10년의 긴 세월을 견딘 끝에 지난해 비로소 ‘꿈의정원’이라는 독특한 관광자원 하나를 만들었다.

이씨는 ‘나무’, ‘돌’, 야생화라는 3요소를 조화 시킴으로써 오늘날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나무와 돌, 그리고 야생화가 어우러진 꿈의 정원을 창조해 낸 것이다.

이헌만씨가 토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이헌만씨가 토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 속에서 위로를 얻는다. 그는 정원을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편안한 쉼터로 가꾸어 가는 있으며, 앞으로 자연과 동식물과 함께 어우러지는 정원으로 만들어 유치원생들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약 500년 된 느릅나무 분재는 보는 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지금은 토끼와 희귀닭들과 공작새 타조를 들여 이씨만의 독특한 정원으로 가꾸어 가고 있다. 매일 전지가위를 들고 한여름에도 쉬지않고 땀을 흘려온 이씨는 지금도 바쁘게 체험농장을 직접 가꾸고 있다.

그의 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 그는 농업회사법인 ‘소달구지’를 설립해 밀양을 찾는 이들에게 꿈의정원에서 힐링과 체험을 제공하고 소의 구조와 부위별 영양소 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씨는 “요즈음 젊은이들의 관광 트렌드가 많이 바꾸어 가고 있다. SNS소통이 대세인 시대에는 유명 관광지보다도 아름다운 숲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이곳이 힐링장소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유명 산책 장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은 답답하지만 딱히 갈 곳이 없는 요즘, 번잡한 세상사의 변화에는 아랑곳없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어떨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한 철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해 주는 곳 꿈의 정원, 무엇보다 거침없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나는 초록잎과 희귀한 수석들 그리고 300여종의 분재와 야생화가 만발한 숲을 거니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글·사진= 고비룡 기자 gob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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