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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밥상은 ‘간편’이 대세

코로나로 고향 방문 자제 분위기

전·튀김·떡 등 완제품 주문 늘어

기사입력 : 2020-09-22 20:57:42

코로나19가 추석 상차림 풍경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로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집에서 추석 음식을 간소하게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 최장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른 점도 한몫했다.

한국물가정보가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사한 결과, 4인 기준으로 전통시장은 평균 27만500원, 대형마트는 40만4730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각각 16.5%, 24.7% 올랐다.

이에 따라 귀성하지 않고 비교적 저렴하게 명절밥상을 차리기 위한 간편식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추석을 일주일 여 앞둔 22일 창원 상남시장의 한 상인이 배를 포장하고 있다.
추석을 일주일 여 앞둔 22일 창원 상남시장의 한 상인이 배를 포장하고 있다.

전성미씨(47·창원시 진해구)는 “코로나로 고향 방문이 어려워져 추석 음식을 많이 준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전, 떡 등 완제품을 예약 주문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 따르면 지난 1일~20일 기준 밀키트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300%, 완제품(강정과 떡 등)은 250%, 정육은 150% 신장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1일~8일 기준 냉장 간편식의 온라인몰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83%,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업계는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을 마련할 신선식품 위주의 소비보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차려 먹을 수 있는 간편식 구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직전 일주일 간 제수용품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16억원서 올해 1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덩달아 전, 잡채처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중심으로 주문이 늘면서 반찬가게도 ‘명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창원 가음정시장 반찬의 달인 김종순 대표는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은 재료비가 적게 드는 완제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며 “코로나로 식당을 못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찬을 사서 해소하려는 손님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문과 배송도 호황을 맞고 있다.

김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전, 잡채, 튀김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추석 음식의 경우 명절 이틀 전 많이 사가기 때문에 다음 주면 주문량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찬의 달인의 경우 현재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된 가게로 온라인 주문도 받고 있다.

22일 추석을 앞두고 창원 상남시장을 찾은 한 손님은 “코로나로 고향에 가지 않게 되면서 올해는 가족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제수용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구입하는 대신 가족들에게 보낼 과일을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글·사진=주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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