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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가 간다] 소통 부재·서버 불안정·수업 불만… 2학기엔 사라질까

코로나 시대 대학 강의, 학생들 고충은?

학생들, 1학기 온라인 강의 질 낮아 실망

기사입력 : 2020-09-22 21:15:09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이로 인해 경남의 대학들도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경남의 모 대학은 원래 2학기 수업을 대면 수업 또는 대면 강의와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는 혼합 수업(블렌디드 수업)을 하기로 했지만 2단계 조치가 강화되면서 개강 3주간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제한적 대면 수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비대면 수업은 동영상 수업 또는 화상 대면 수업 등으로 진행한다. 제한적 대면 수업은 강의실 내 학생 간 사회적 거리 유지가 가능한 강의실, 즉 수용인원이 수강인원의 1.5배에서 2배가 되는 강의실에서만 가능하다.

경남대학교 내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남대학교 내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1학기에는 갑자기 변화된 강의 방식으로 인해 소통의 부재, 잦은 서버 다운 등으로 학생들에게서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2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은 그동안 진행된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2학기 수업 방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각 대학들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 수업 재개가 어려워진 만큼 제한적 대면 수업과 혼합 수업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남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많은 학생들이 사랑제일교회 및 광화문집회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재확산된 상황을 감안해 학사 일정 재검토와 조속한 공지를 요청했다. 또한 2학기 수업 방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해당 대학에 제출했다.

이에 대학 본부는 “각 학교 입구에 발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자에 관한 발열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기숙사에서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서버나 수업에 관련된 부분은 학교에서 최대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진행 중이며, 정부 상황에 발맞추어 상황에 맞게끔 발 빠르게 대처해 학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학생이 집에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한 대학생이 집에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학기, 도내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냈음에도 반복되는 서버 불안정과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의 질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다행히 대학측에서도 학생들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도내 대학 한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하고 그에 관한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안전에도 최고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대하던 전면 대면 수업은 당분간 어렵게 됐지만 마스크 착용, 손 소독과 같은 개인 방역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하루 빨리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경남대 김은주·박다원·정우준 학생


/코로나 시대 대학 강의, 학생들 인터뷰/


대면수업할 때 마스크 착용 불편

블렌디드 강의, 오히려 혼란스러워

▲1학기 실기 중심 대면 수업 A 학생

-1학기 때 대면수업을 진행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을 위해 녹화를 해야 했는데, 이를 위한 준비가 귀찮았고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대면 수업 때문에 학교에서 밥을 먹어야 했는데, 학과 실기실에서 먹으니 거기서도 밥을 먹지 말라고 해서 몰래 먹을 수밖에 없었다.

-1학기와 달리 블렌디드 강의가 새롭게 도입됐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블렌디드 강의를 저번 주부터 시작했는데 굉장히 혼란스럽다. 일주일이나 지났음에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복잡하고 해야 할 게 더 많아진 것 같다.

-행아웃이나 ZOOM을 이용한 화상 강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들과 소통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좋으나 접속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공부하기에는 차라리 온라인 녹화 강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수업이 성적평가 방식이 대부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타 학과 전공수업이나 교양수업에서 절대평가를 함으로써 무분별하게 높은 성적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 문제는 교내 성적장학금 수혜 또는 국가근로장학생 선발에 영향을 미치는데, 다소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절대평가가 적합한 수업에만 적용했으면 좋겠다.

-1학기와 비교하여 2학기에 크게 달라진 점은?

△1학기에는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강의가 나뉘었다. 그런데 블렌디드가 도입되고 나를 포함한 학생들이 더 혼란스러워졌다. 또한 1학기와 달리 학교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대면수업을 하려는 교수님이 많은데, 코로나19에 안일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학 측에 바라는 점은?

△실기수업 중심 학과 학생들의 건강도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적 절대평가로 학점부담 감소

실시간 화상 강의, 집중력 높여

▲1학기 모두 비대면 수업 B 학생

-1학기 때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학교 측에서 비대면 강의 여부를 늦게 알려줘서 불편함을 겪었다. 또한 강의마다 매주 과제가 부여돼 부담이 많았다.

-1학기와 달리 블렌디드 강의가 새롭게 도입됐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코로나 감염 예방, 수업의 질과 관련하여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에 어떤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다른 강의는 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 학교에 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대면으로 진행하는 A수업 전에 화상으로 진행하는 B수업이 있는 경우,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대면 강의를 들으러 학교에 가는 버스 안에서 실시간으로 화상 강의를 들었던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학교에 오래 있는 경우 주변에서 식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전면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행아웃이나 ZOOM을 이용한 화상 강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시간 화상 강의가 비대면 강의지만 교수님이나 다른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의 집중력이 높여줘 만족스럽다.

-수업의 성적평가 방식이 대부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대적인 순위에 의해 성적을 받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성취한 만큼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간의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 학점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줬다고 생각한다.

-1학기와 비교해 2학기에 크게 달라진 점은?

△1학기 때는 철저한 준비 없이 진행된 온라인 강의여서 몇몇 강의는 대면 강의와 비교해 강의의 질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 2학기 때는 온라인 강의와 대면 강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블렌디드 강의와 화상 강의가 적극 도입되는 등 개선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또한 2학기에는 대면 강의를 하려는 교수님들이 많아졌다.

-대학 측에 바라는 점은?

△수업 담당 교수님의 선택만이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업 방식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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