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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통행료 면제- 이상규(정치부장)

기사입력 : 2020-09-23 20:08:41
이상규 정치부장

매년 명절 때마다 무료 통행을 하도록 했던 경남 지역 민자도로 3곳이 올 추석에는 통행료를 받는다. 경남도는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자제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으려고 정부 발표 이전에 통행료 징수를 결정했다. 앞서 도는 올해 추석 연휴인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거가대로와 마창대교, 창원~부산 간 도로 3곳의 무료 통행을 진행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했지만 도민 이동을 줄이려고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올 추석에 고향방문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 기간 이동량을 줄이려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기로 한 정부와 도의 정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보면 통행료 부과가 이동제한에 효과가 ‘있다’(47.7%), ‘없다’(49.9%)란 의견이 팽팽하다. 특히 20대는 67.7%가 영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고향에 가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통행료 때문에 마음을 바꾸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도로와 민간자본이 투자해 만든 민자 도로로 나뉘는데,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는 턱없이 비싸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0년 만든 국내 1호 민자 고속도로인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비롯해 전국에 18개 민자고속도로가 있다. 민자 고속도로는 일반 고속도로보다 평균 1.43배 비싼 통행료를 받고 있고 가장 비싼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일반 고속도로에 비해 2.5배 비싸다.

▼도민들은 민자 고속도로 중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 이 도로의 요금은 1만500원으로 일반 고속도로보다 2.33배 비싸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요금소가 옛날 산길에서 나그네 주머니를 털던 ‘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정부는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단계적으로 낮춰 2022년에는 일반고속도로의 1.1배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민자든 일반이든 고속도로 통행료를 빨리 낮춰 줬으면 좋겠다.

이상규(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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