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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업’ 이끄는 조합을 찾아서 (4) 부경원예농협

원예로 사업 반경 넓혀 새도약 ‘날갯짓’

화훼 비중 줄이고 작물 다변화

기사입력 : 2020-10-12 21:24:23

한때 화훼는 ‘돈이 되는’ 영농분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꽃시장은 악화일로에 서 있다. 화훼공판장을 운영해온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최성환)도 이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얼마 전 조합은 화훼에서 원예로 사업 반경을 넓히고 ‘부산경남화훼원예농협’이던 조합명을 ‘부경원예농협’으로 변경했다. 부경원예농협이 얼마나 기민하게 변화를 읽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려워지는 꽃시장, 작물 다변화 시도= 상당수 화훼농가들은 2000년대만 해도 ‘괜찮았다’고 입을 모은다. IMF 위기 이후 조금씩 줄던 꽃 소비는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감소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통과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5만원 이상의 꽃 선물은 금지됐고, 송이보다 화분을 선호하는 쪽으로 유통 트렌드가 변한데다 수입 꽃이 대량으로 들어오며 화훼농가들은 고전 중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부경원예농협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 20여년 전부터 화훼 비중을 서서히 줄이고 방울토마토, 깻잎, 파프리카 등을 도입해 작물 다변화를 꾀해 왔다. 파프리카는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며, ‘신마’와 백선’이라는 품종의 국화도 대부분의 물량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최근에는 유럽계 토마토 품종을 도입해 재배 중이다.

최성환(왼쪽부터) 부경원예농협 조합장과 윤해진 경남농협 본부장, 김정규 경남농협 부본부장이 부경원예농협 화훼공판장을 둘러보고 있다./부경원예농협/
최성환(왼쪽부터) 부경원예농협 조합장과 윤해진 경남농협 본부장, 김정규 경남농협 부본부장이 부경원예농협 화훼공판장을 둘러보고 있다./부경원예농협/

◇농산물 수출 전진기지로 도약= 부경원예농협은 2007년 장미를 시작으로 국화, 백합 등으로 수출 물량을 증가시켜왔고, 2011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과 함께 파프리카 수출을 시작했다. 2016년 농산물수출선별장 건립과 함께 방울토마토, 깻잎 수출을 시작해 매년 파프리카 60억원, 화훼 10억원, 방울토마토 10억원, 깻잎 2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2021년 기점으로 수출 100억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부경원예농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생산량의 3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 전진기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출 농가들을 중심으로 ‘수출 공선출하회’를 운영하며 매월 1회 이상 회의를 정기적으로 가지고 회원 간 역할 분담을 논의한다. 아울러 화훼를 전문적으로 취급했던 조합의 명성을 이어 ‘플로비(FLOBBIE)’라는 자체 화훼 브랜드를 개발해 꽃을 수출한다. 또 매년 동경화훼박람회 참가해 홍보활동도 벌인다.

◇농산물우수관리(GAP)계 대표로 자리매김= 전국GAP생산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성환 조합장은 일명 ‘GAP 전도사’로 불린다. 농산물우수관리(GAP)는 농약이나 중금속, 유해 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기준치 이하로 관리하는 제도로, 국제적인 기준이 마련돼 농업에 쓰이는 토양과 용수부터 수확 이후 저장, 세척, 건조, 선별, 박피, 절단, 조제, 포장 전 과정이 엄격하게 관리된다. 최 조합장은 조합 차원의 교육을 통해 부경원예농협이 생산하는 파프리카와 깻잎, 방울토마토 농가 모두 GAP 인증을 획득하도록 지도했다. GAP 인증을 받지 못하면 수출 공선출하회에 입회가 제한될 정도로 부경원예농협의 농산물 관리 수준은 상향 평준화돼 있다.

◇미래농업 지향= 최 조합장은 ‘최근 케이팝, 케이푸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우리 농산물 수요가 늘고 있지만 수출의 길은 아직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대(對)일본 수출 판로만 비교적 잘 조성돼 있을 뿐 이외의 지역은 바이어가 없거나, 있어도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부경원예농협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베트남, 중국, 몽골 등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 조사와 바이어 초청 등을 추진, 수출 국가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소포장 상품을 내수와 수출시장에 내놓고, 경쟁력 있는 농가를 선정해 스마트팜 조성을 지원하는 등 스마트 영농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최신 농업 트렌드에 발맞춰나가고 있다.

최성환 조합장은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우리 조합의 목표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경쟁력과 소비자의 안심 먹거리를 함께 책임지는 조합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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