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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신대 문덕수문학관의 역할-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0-10-20 20:02:31

문덕수 선생은 2000년에 도서, 서화 등 일체를 고향의 후학들을 위해 창신대에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기증했다, 창신대는 선생의 고귀한 뜻을 기려 2000년에 문덕수문학관을 개관하여 매년 문인초청강연회를 개최하며 선생의 소장품 일체를 잘 보존해 오고 있다. 문덕수문학관은 전국 대학에서 개인문학관으로는 거의 유일한 문학관이며 근대문학자료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장서 중에는 일제시대 발간된 구하기 어려운 한국문학의 원본과 함께 일본, 영미의 귀중한 원서들도 다소 소장하고 있다.

문덕수 선생은 한국 대표하는 시인이자 평론가, 학자, 문단지도자로서 일가를 이룬 한국 문단의 큰 어른이었다. 이제 문덕수문학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별세한 선생의 문학적 위업을 기리는 조명 작업을 본격화해야 한 시점에 이르렀다.

문덕수문학관은 올해부터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문학관을 개방하여 지역사회를 위한 각종 문학 행사, 시민강좌, 전시회, 스터디 모임 등의 공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 10월 16일 오후 2시 창신대는 한국디카시인협회와 한국디카시연구소 공동 주최로 문덕수문학관에서 ‘새로운 문예장르, 디카시, 한국에서 세계로’라는 테마의 제1회 디카시 학술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한국 문단에서‘디카시 운동’이 영상문화 시대에 한국문학사 및 인류문화사에 남을 새로운 문예장르의 확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디카시를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자 문화브랜드로 확립하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디카시인협회와 부설 국경없는디카시인회 발기인 대회를 열고, 이번에 제1회 디카시 학술심포지엄을 문덕수문학관에서 개최한 것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행사는 지역 대학과 지역 사회, 그리고 지역 문인단체가 콜라보해 문학한류로 발돋움하는 디카시 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모범 사례라 할 것이다.

디카시는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디지털 창작 환경을 시 쓰기의 새로운 도구로 활용하여 ‘일상의 예술’이자 ‘예술의 일상’을 진작하는 매우 유용한 지역 문예운동으로부터 시작했다. 현재 디카시는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캐나다, 독일 등으로 확산되며, 아이티 강국 한국의 자랑스러운 토종 문학 브랜드로 한글을 세계화하는데 있어서도 최적의 문화콘텐츠로도 평가 받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창신대학교가 앞장서서 지역 문예운동을 대학 내로 유치하여 대학의 문학관 개방과 아울러 각종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앞으로 지역 사회를 위한 문덕수문학관 역할의 시금석이라 할 만하다.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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