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집필위원 150명 땀과 노력으로 만든 ‘경상남도사’

32년만에 편찬, 총 11권 7200여 페이지

항일운동·남명사상 등 경남 선비정신 집중 조명

기사입력 : 2020-10-25 13:46:05

편찬기간 6년, 집필위원 150명, 총 11권 7200여 페이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편찬된 ‘경상남도사’는 땀과 노력의 커다란 결실이다.

지금까지 발간된 경남도사 중 가장 방대한 규모로 편찬된 이번 ‘경상남도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현대사(양민학살사건, 미군 오폭, 보도연맹 등)를 정리했다는 데 있다. 우리 역사에서 아픈 부분이긴 하지만 반드시 다루고 알아야 할 역사적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다.

또 검증 과정에 도민을 참여시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편찬됐다는 특징이 있다. 경남역사문화포럼, 사료기증운동, 원고 공개와 이의신청 등 다각적 노력과 의견 수렴을 거쳐 ‘도민 참여형’ 도사 편찬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책자와 똑같은 형태의 전자책으로도 만들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경남도청 홈페이지에 올라 있어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고, 이후 더욱 편리하고 보기 좋게 편집할 예정이다.

이번 ‘경상남도사’는 가야사 복원 및 의병·항일운동·남명사상 등 경남의 선비정신을 집중 조명해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경남의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경남인의 저력도 부각시키고 있어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도민들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사진은 낙동강 페놀 방류사고 이후 수도요금 납부 거부 서명운동을 펼치는 마창시민대책위원회.
1991년 낙동강 페놀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도민들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사진은 낙동강 페놀 방류사고 이후 수도요금 납부 거부 서명운동을 펼치는 마창시민대책위원회.

◇‘경상남도사’ 각 권별 주요 내용과 구성

△제1권(경남의 연혁·자연·상고)= 연혁, 지리, 자연(지세, 지질, 기후, 생물, 토양), 구석기~철기시대 경남의 유적과 유물

김해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탄생과 치적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전해진다. 사진은 수로왕릉 일대 전경.
김해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탄생과 치적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전해진다. 사진은 수로왕릉 일대 전경.

△제2권(경남의 고대)= 가야의 형성과 멸망까지의 전 과정과 가야의 문화, 정신세계, 유적·유물 집대성

곽재우 장군이 의령에서 의병을 모을 때 북을 걸었다고 하는 현고수.
곽재우 장군이 의령에서 의병을 모을 때 북을 걸었다고 하는 현고수.

△제3권(경남의 중세)= 고려시대의 경남(정치, 경제, 사회, 문화), 조선시대의 경남(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4권(경남의 근대)= 한말(개항기와 갑오개혁기의 경남), 일제강점기(항일운동 및 사회, 경제, 문화)

△제5권(경남의 현대)= 대한민국 정부 수립기의 경남, 한국전쟁기·군사정권기·지방자치시대 경남

△제6권(정치·행정·사법)= 경남의 지방제도 변천 과정과 핵심 이슈, 경남의 사법기관 및 중요 판결

1974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전경.
1974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전경.

△제7권(경제·사회)= 산업화와 민주화의 전개 과정과 성과 조명 및 경제활동, 보건의료, 복지, 사회운동 등

△제8권(문화)= 경남의 선비문화 형성, 전개 과정과 학술, 언론, 체육, 문화예술 활동 전반

△제9권(교육·종교·민속)= 경남의 현대교육 출범, 시대별 교육제도와 경남의 종교, 민속의 현황과 변천 과정

거창 신씨의 집성촌인 위천면 황산1구마을(2013년).
거창 신씨의 집성촌인 위천면 황산1구마을(2013년).

△제10권(성씨·인물)= 경남에 본관을 둔 성씨 현황과 대표적 집성촌, 경남의 역사인물 721명 수록

△연표= 선사시대~2011년 중요 사실과 사건을 한국사·세계사와 비교해 볼 수 있게 작성.

시작부터 편찬까지 실무간사로서 계획 수립, 예산 집행, 위원 선임, 절차 제정, 편찬 요강 만들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한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은 이번 경상남도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도민 참여형 도사 편찬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 편찬 땐 집필위원들이 작성하고 자체 감수해 검증과정이 소홀했지만 이번에 처음 도민을 참여시켜 인물 선정 관련 설문조사, 사료기증운동도 하고 포럼도 여는 등 검증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 도사 10권 안엔 엄청나게 많은 역사 문화 콘텐츠가 있는 만큼 다양한 방향에서 활용할 뜻도 밝혔다. 어렵고 힘들게 낸 도사를 그냥 이대로 두면 편찬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서다. 도사 편찬위원회를 상설화해 항일독립운동 인물 등을 테마로 스토리텔링을 거쳐 만화 웹툰 등으로 학생들에게 보급하고 테마별 단행본 등도 발간할 계획이다. 이어 도사를 지역 역사 교과서나 부교과서 등으로 만들어 보급하는 방안 등도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이 '경상남도사'에 수록된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김종민 기자/
김우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이 '경상남도사'에 수록된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김종민 기자/

김우태 본부장은 이번 도사 편찬에 대해 “역사 앞에 두렵고 겸손한 마음으로 균형감 있게 서술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문제점도 많이 있겠지만 차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바로잡고 현 상항에선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려 노력했다.

편찬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렇게 마무리를 지으니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했다는 벅찬 감정이 차올라 보람된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이번 도사는 애초 1988년 경남도사를 수정·증보할 계획이었으나 현대사 누락 등 미흡한 것이 너무 많아 이래선 안되겠다 제대로 하자 해서 완전히 새롭게 작업됐다”고 덧붙였다.

김종민 기자 jmk@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종민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