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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인공지능 뉴스편집- 이상규(정치부장)

기사입력 : 2020-10-28 20:22:23
이상규 정치부장

사람들은 오늘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할까. 코로나 이야기, 독감 백신이 맞기 두렵다는 이야기, 자식 교육이나 주식, 집값 이야기… 아니면 쌀쌀해진 날씨 이야기. 그날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게 뭐든 사람들의 대화 주제는 어느 정도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무심코 불쑥 내뱉은 말, 친구들간 일상적인 대화도 가만히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날 텔레비전이나 신문 혹은 유튜브에서 본 것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덜 노출된 두메산골의 할머니들도 어제 텔레비전에서 본 드라마와 뉴스를 화제에 올리고 이야기한다. 소위 미디어의 ‘의제설정 기능’ 때문이다. 신문과 라디오 같은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지만, 어쨌든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 정치인들이 언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 본다고 해도 핸드폰으로 보거나 컴퓨터를 통해서 뉴스를 접한다. 뉴스 소비자들이 뉴스를 접하는 가장 주된 경로는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털이다. 중앙의 큰 언론사도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에 자신의 뉴스가 실리지 않으면 독자에게 기사를 알릴 기회가 현격히 줄어든다. 해서 기사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를 유통시키는 회사인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종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포털의 AI(인공지능) 뉴스 편집의 공정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카카오·네이버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뉴스를 편집하므로 (정치적인) 편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론과 학계 관계자, 그리고 정치권은 포털의 인공지능 뉴스편집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한다. 포털은 그동안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뉴스편집 알고리즘 공개를 거부해 왔다. 하지만 포털이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인지를 밝히면 된다.

이상규(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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